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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몸'이라는 이름의 큰 우주 그 안을 하나하나 뜯어보니

중앙일보 2013.06.22 00:15 종합 23면 지면보기
과학을 안다는 것

브라이언 클레그 지음

김옥진 옮김, 엑스오북스

336쪽, 1만8000원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태어날 때나 죽을 때나 당신과 함께할 이는 누구? 바로 몸이다. 매일 당신과 같이 움직이는 그 몸이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실험실이라면 어떨까.



 “거울 앞에 서서 우리 몸을 자세히 살펴보자”라며 ‘몸 실험실’의 문을 열어젖히는 이 책(원제 The Universe Inside You 우리 안의 우주)은 “당신이 곧 과학”이라고 말한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운동 좀 해야겠구나’ 배만 쓰다듬지 말고 잠시 짬을 내 그 놀라운 구조를 즐기라고 권한다. 털부터 똥까지, 이 실험실에서 다뤄지는 걸 좇다 보면 세상이 다시 보인다.



 저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실험물리학을 전공하고 랭카스터대에서 과학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오퍼레이션 리서치(OR)를 공부한 과학 저널리스트다. 어려운 얘기를 쉽게 하는 솜씨가 수준급이다.



 “머리카락이 과연 얼마나 철학적일 수 있는지 의심스러운가?” 묻고는 이렇게 답한다. “당신의 몸에 있는 모든 털(머리카락)은 죽어있다. 손톱과 발톱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살아있지만 ‘당신’의 일부는 죽어있다.”



 혓바닥에 많은 미뢰(맛봉오리)가 실제는 맛을 잘 구별해내지 못한다며 감자칩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준다. 일종의 ‘감각에 대한 감각’인 ‘고유 수용감각’ 실험(213쪽)은 간단하면서 흥미롭다.



 당신이 우주선을 타고 2년 9개월쯤 걸린 왕복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면 지구에 남아있던 친구와 가족 모두 나이를 스무 살씩 더 먹었을 것이란 대목에선 소름이 돋는다. 손톱으로 칠판 긁는 소리가 듣기 싫었던 이유는 인류가 오래 전에 잊은 어떤 포식자의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이란다. 몸을 알아갈수록 놀랍다. 이 모든 실험은 인터넷 사이트 ‘www.universeinsideyou.com’(사진)로 가서 ‘Experiment’(실험)를 클릭하면 해볼 수 있다.



 책은 “다시 거울을 들여다보자”로 마무리에 접어든다. 보이는 것이 당신 즉,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라고 말한다. “그냥 거울 속에서 바라보고 있는 동물을 보라”며.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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