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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LA법인 소유 건물에 1000억대 미술품 보관 확인

중앙일보 2013.06.21 03:00 종합 12면 지면보기
검찰이 CJ그룹 이재현(53) 회장의 해외 비자금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미국 LA에 위치한 CJ 법인 소유 건물에 1000억원대 미술품이 보관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20일 서미갤러리 홍송원(60·여) 대표를 소환해 2005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CJ그룹이 서미갤러리를 통해 거래한 미술품 매입·매각 목록과 그 과정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LA 등지에 보관됐다는 미술품들이 2008년 국세청의 CJ그룹 세무조사 때 신고된 1400억원어치와 중복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자금 출처, 소유자 명의 등을 추적하고 있다. 이날 오후 변호사와 함께 검찰에 출석한 홍 대표는 “이 회장 측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구입한 미술품에 대해서는 관여한 적이 없어 모르는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홍 대표를 상대로 CJ그룹이 미술품 값을 지불한 방식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미술품 매입 자금을 마련하고 세탁하는 과정에서 외화 밀반출과 탈세, 비자금 조성 등이 있었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다. 검찰은 이 회장 측이 미술품 결제 대금을 구매 때마다 지불하는 대신 수시로 중간 정산한 정황을 잡고 불법 해외 비자금을 세탁해 썼는지를 확인 중이다. 청부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기 직전인 2007년 초까지 이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했던 전 재무팀장 이모(44)씨는 미국 조각가 도널드 저드의 ‘109번’ 조각 작품과 영국 예술가 데이미언 허스트의 해골장과 나비 시리즈 7점 등 미술품 1100억원어치를 서미갤러리를 통해 매입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바 있다.



 홍 대표는 조사에서 “이 회장이 회사 돈이 아닌 개인 자금으로 미술품을 구매해 (횡령 등)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2007년 미국 화가 사이 트웜블리의 ‘세테벨로(Settebello)’를 26억원에 수표로 구매하는 등 합법적으로 거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렇게 쓰인 수표 일부는 차명 주식 매각 대금을 채권과 사채시장을 거쳐 세탁해 만든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은 다음 주 초 이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싱가포르와 홍콩에 요청한 사법 공조 자료가 도착하지 않아 일부 해외 자금 추적이 불가능한 상태지만 지금까지 수집된 증거만으로도 조세 포탈과 배임·횡령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내부 결론을 내린 상태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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