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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공개 명확한 기준, 공무원 적극 참여가 성공 열쇠

중앙일보 2013.06.20 01:43 종합 4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정부3.0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정홍원 국무총리(오른쪽) 등 국무위원들과 함께 정부3.0 추진 기본계획 발표를 듣고 있다. 박 대통령 왼쪽은 애플리케이션 ‘서울버스’를 개발한 유주완 서울버스모바일 대표.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최근 국방부에 2011년 ‘군인연금 통계연보’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청했다. 군인연금 수급자의 연금 외 소득이 2006년과 비교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국방부가 제공한 통계연보에는 해당 내용이 빠져 있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김영훈 경제실장은 “일관된 원칙 없이 담당자 판단에 따라 정보가 작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한 달에 10건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절반은 아예 못 받거나 이처럼 미흡한 정보를 받는다”고 말했다.

정부 정보?공공DB 개방의 과제
서울시, 비공개 땐 20자 사유서
1억 건 목표 채우기에 바빠
알맹이 빠진 정보 쏟아질 우려도



 안전행정부는 19일 정부3.0 추진 기본계획을 통해 국민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많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개 정보의 질이 담보되지 않고서는 정부3.0이 구호에만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공개 건수를 지난해 31만 건에서 내년부터 매년 1억 건으로 늘린다는 목표에 맞춰 알맹이가 빠진 정보가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부터 ‘열린시정 2.0’을 시행하고 있다. 보존 기록물부터 각종 정책 집행 과정에서 나오는 전자문서 등을 ‘정보소통광장(gov20.seoul.go.kr)’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국가안전보장·개인신상정보 등 정보공개법이 정한 8개 항목을 제외한 모든 행정정보를 제공한다. 서울시 공무원이 전자문서를 생산할 때 비공개 형식으로 작성하려면 공개제한 사유를 20자 이상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선 정보공개의 취지만큼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익명을 원한 서울시 관계자는 “정보소통광장에 행정정보를 수작업으로 올리다 보니 업무가 너무 많아 정작 원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며 “공개되는 정보 중엔 시민에게 불필요한 것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구상하는 정보 공개가 성공하려면 공무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대책이 전제돼야 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성대 이창원(행정학) 교수는 “정부가 어떤 공공정보 원문을 어떤 기준으로 제공할지를 명확히 규정해 실천하느냐가 정책의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공데이터의 경우 정부는 민간 수요가 많은 기상·교통·지리·교육·복지·재정정보부터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가진 데이터베이스 현황을 조사해 ‘개방 5개년 로드맵’을 만들기로 했다. 공공데이터 개방이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는 창조적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와 안행부·중소기업청이 초기 단계부터 창업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의 의지만큼 창업이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실시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 공모전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는 한 모바일업체 대표는 “공공데이터를 개방해 창업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이미 주요 인터넷이나 모바일 서비스 분야는 네이버나 카카오 등 대형 업체가 선점하고 있다”며 “창업을 한다고 해도 결국엔 이들 업체와의 경쟁에서 생존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공데이터가 산업적으로 활용되려면 공개 방식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이병기(전기공학) 교수는 “사용자가 모바일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파일은 기계로 바로 읽어서 쓸 수 있는(machine readible) 형식이어야 한다”며 “라이선스(사용권)가 걸린 정보라면 이를 해결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미·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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