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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검사 vs 민변 출신 … 싸움판 법사위

중앙일보 2013.06.20 01:42 종합 5면 지면보기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엔 한동안 고성이 오갔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민주당 서영교 의원에게 공식 사과를 요청하면서다. 김 의원은 전날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수사를 담당한 주임검사의 학생운동 경력을 문제 삼았고,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서 의원은 “정권에 맞서 싸울 때 공부만 한 사람들, 자기만을 위해 살아온 사람들이 이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헌신성을 문제 제기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었다.


'전두환법' 등 6월 국회 현안 몰려
여야 강성 포진해 양보 없는 공방

 하루 뒤인 이날 2라운드가 벌어졌다.



 ▶김진태=“학생운동 전력이 무슨 훈장은 아니다. 정말로 학생운동 한 사람들은 겸손한데 태권도 배울 때도 보통 빨간 띠가 힘자랑한다. 학생운동 안 했다고 매도당하고 비판받을 이유가 없다. 이런 식으로 하니 민주당이 국민의 외면을 받고 집권에 실패한 거다.”



 ▶서영교=“학생운동 한 사람을 종북주의자로 몰고간 것에 대해 자기 방어로 얘기한 거다.”



 여기에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과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각기 소속 정당의 의원을 두둔하면서 분위기가 더 험악해졌다.



 ▶박범계=“김진태 의원이 양심이 많이 찔렸던 것 같다.”



 ▶김도읍=“서영교 의원의 발언은 국민을 학생운동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눠 평가한 것이 문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6월 국회의 최대 격전지다. 국정원 사건과 일명 ‘전두환 추징법안’ 등 현안이 몰려 있는 데다 여야 의원들이 강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법사위원들은 대부분 검사 출신이다.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인천지검 특수부장 출신이고 김도읍(부산지검 외사부장)·김진태(춘천지검 원주지청장)·김회선(서울서부지검장, 국정원 2차장) 의원 등도 검찰에 몸담았었다. 민주당엔 민변 출신이 많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라인을 구성했던 박범계·전해철 의원, 이춘석 의원이 민변 출신이다. 18대 국회에서 ‘박 남매’로 불리며 법사위 저격수 역할을 하던 박지원·박영선 의원도 그대로 그 자리에 있다. 여기에 ‘가카빅엿’이란 표현으로 판사 재임용에서 탈락했던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도 법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구성이 이렇다 보니 현안이 있을 때마다 여야 간 조율이 쉽지 않다. 19일 열린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선 전두환 추징법안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법안은 전·현직 대통령이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을 가족 등으로부터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공무원범죄 몰수특례법’ 개정안 등 7건이다.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 이들 법안을 처리하자는 입장이나 새누리당은 이중처벌·연좌제 등 일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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