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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급행버스 매일 500만원 적자

중앙일보 2013.06.20 00:58 종합 15면 지면보기
19일 오전 대전 반석역 승강장에서 세종시로 출발한 BRT가 승객이 적어 썰렁하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국의 워싱턴DC로 불리는 세종시의 핵심 교통수단은 간선급행버스체계(BRT)다. 압축천연가스(CNG)와 전기 등을 모두 활용해 달리는 새로운 교통 수단(버스)이다. 일반버스보다 승차감이 좋고 전용차선을 따라 운행해 ‘땅 위의 지하철’로 불린다. 하지만 세종시의 BRT는 이용객이 너무 적어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세금만 낭비하는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운행 두 달 만에 골칫거리 된 BRT
노선 1회 운행 10명도 못 태워
정거장 적고 조치원 등 안 거쳐

 19일 오전 9시 대전시 유성구 대전도시철도 반석역 입구. 이곳에서 KTX오송역(충북 청원군)까지 운행되는 BRT가 승객 4명을 태우고 출발했다. 승객 박정예(45·여)씨는 “세종시에 있는 친척을 만나러 갈 때 가끔 BRT를 이용하지만 그때마다 한산하다”고 말했다. 버스가 세종시 첫마을과 정부청사를 거쳐 종점인 오송역까지 가는 동안 10명이 타고 내렸다. 운전기사는 “일부 구간은 한 명도 태우지 않고 그냥 통과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가 지난 4월 15일 BRT를 정식 운행한 이후 한 달간 승차현황을 조사한 결과 1회 운행 시 평균 승차인원은 9.8명이었다. 운행 초기에는 1회당 5∼6명인 날도 많았다. 하루 평균 2500명 수준이다.



 BRT는 행정도시건설청이 76억원을 들여 총 16대를 구입해 세종시에 운영권을 넘겼다. 세종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20분까지 운행한다. 출퇴근 시간대는 10분, 나머지 시간에는 20분 간격으로 65차례(왕복 130차례) 오간다. 하지만 이용객이 적어 하루에 400만~500만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간 15억원의 손해가 불가피하다. 손익분기점은 하루 이용객 3만 명이다.



 BRT 이용객이 적은 것은 교통 수요 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다. 세종시의 인구는 11만6800여 명(지난 5월 현재)으로 어지간한 군 단위 지자체 수준이다. 게다가 BRT는 정거장이 4곳에 불과해 세종시민들은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것이다. 세종시에서 인구가 비교적 많은 조치원읍(4만5800여 명)을 경유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세종시는 BRT 활성화를 위해 지난 1일부터 대전 시내버스·도시철도, 마을버스 간 무료환승을 시작했다. 대전시민이 BRT를 이용할 경우 시내버스(도시철도) 요금 1100원과 BRT 요금 450원 등 1550원만 내면 된다.



 세종시는 정부세종청사 공무원 출퇴근 버스의 축소나 폐지도 요구하고 있다. 대전과 충북·공주 등 인근 지역에서 통근버스로 출퇴근하는 공무원 수는 2000여 명이다. 세종시 임훈 교통행정담당은 “승객이 적은 낮시간대 운행 횟수를 줄이고 BRT와 중복되는 버스 노선을 폐지하는 등 BRT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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