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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인터뷰] 빌 게이츠가 극찬한 교육 동영상 만든 남자

중앙일보 2013.06.19 03:30 강남통신 11면 지면보기
[사진 살만 칸]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2010년 “아들과 함께 인터넷에서 수학 강의 동영상을 봤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며 “교육의 미래를 봤다”고 흥분했다. 빌 게이츠의 극찬을 받은 동영상은 살만 칸(37·Salman Amin Khan)이 유튜브(youtube.com)의 칸 아카데미 채널에서 제공하는 무료 강의였다.

유튜브 ‘칸 아카데미’ 창립자 살만 칸 인터뷰



이 채널은 전 세계적으로 정기 구독자 수 106만여 명, 조회수(누적) 2억7200만여 건, 월별 사이트 순방문자 600만여 명이다. 스탠퍼드 등 미국 명문대 채널보다 월등하게 많은 수치다. MIT 채널은 31만 명, 스탠퍼드는 21만 명, 하버드는 8만 명이 정기 구독 중이다. 록스타 티처(Rockstar Teacher)로 불리는 살만 칸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에게 칸 아카데미를 더 잘 활용하는 방법을 물었다. 



23개 언어로 4000여 강좌 동영상 제작

한국어 자막 서비스는 조만간 제공 예정

몽골 고아도 최상급 교육 받을 수 있어




-무료로 서비스하는 이유는.



 “교육은 깨끗한 공기나 물처럼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이기 때문이다. 대학 입학 후 사촌동생 나디아가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집이 멀었기 때문에 고민하다 유튜브에 강의 동영상을 올렸다. 나디아만을 위한 것이었는데 낯선 이들의 감사 편지가 이어졌다. 보람이 컸다.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고 싶어 교육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격차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교육이다. 그런데 아직 이 세상에는 가난해서 교육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에게 고품질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인생의 목표가 됐다.”



남아공 마카자 지역 아이들이 구글의 도움으로 마련한 컴퓨터실에서 칸 아카데미의 동영상으로 공
부하고 있는 모습. [사진 칸 아카데미]


-빌 게이츠의 언급으로 더 유명해졌다.



 “누군가가 좋아해 주길 바라며 만든 것이 아니지만 기쁘다. 저 멀리 몽골 고아도 빌 게이츠 자녀와 동일한 수준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빌 게이츠 재단과 구글은 칸 아카데미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덕분에 구글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페이스북·오라클·맥킨지·픽사·디즈니 등 글로벌 기업 출신 인재를 고용할 수 있었다. 구글의 첫 직원으로 알려진 크렉 실버스타인도 지금 우리 팀원이다. 나는 펀드 애널리스트로 살 때보다 지금이 수천 배 행복하다. 몽골의 한 고아가 보낸 ‘고아원에서 동영상을 보며 공부한다’는 편지는 내 가슴을 뛰게 한다.”



-부모님의 교육철학이 궁금하다.



 “어머니 혼자 누나와 나를 키웠다. 열심히 일하셨지만 미국 교육체계를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하셨다. 대신 네 살 많은 누나 영향이 컸다. 누나는 내 많은 질문에 언제나 친절하게 답해 주었다. 공부는 호기심, 그리고 그걸 풀어가는 힘으로 이어가는 거다. 지금도 누나에게 감사하다.”



-칸 아카데미를 잘 활용하는 방법이 있을까.



 “현재 23개 언어가 자막으로 제공되고 있다. 안타깝게 아직 한글 자막은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 잘 활용하는 방법이라…. 우선 동영상을 보고 반드시 연습문제를 풀라고 말하고 싶다. 또 모르는 게 있으면 홈페이지의 질문란을 통해 묻고 답하면서 동영상 강의 단계를 높이길 바란다. 처음 수학을 배우는 아이부터 고교생까지 자기 수준에 맞는 동영상이 다 있기 때문에 학업 수준과 무관하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또 분야도 넓다. 수학뿐 아니라 유기화학, 예술사, 역사, 컴퓨터 공학, 재무, 금융, 회계, 법률 등으로 영역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수년 내 인류가 다루는 모든 학문 분야를 동영상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창립자 살만 칸이 2006년 사촌 동생에게 장거리수학 과외를 해주다 시간을 아끼려고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린 게 계기가 됐다. 전 세계에서 수십만명이 그의 동영상을 보고 감탄하며 퍼날랐다. 당시 헤지펀드 애널리스트였던 살만 칸은 2009년 본격적으로 비영리 교육단체인 칸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지난 7년 동안 칸아카데미는 수학은 물론과학·역사·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 4000여개를 23개 언어로 무료서비스했다. 강의는 핵심만 간추려 최대 15분을 넘지 않는다. 강의 외에 연습 문제와 지식 지도, 학습시간과 성취도 등을 담은 그래픽 차트 등을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살만 칸

1976년 10월 11일 미국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 태생. 방글라데시 출신 아버지와 인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 진학해수학·전기공학·컴퓨터과학 학사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자원봉사로 브루클린 지역 수재를 지도하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기도했다. 현재 수학·과학을 비롯한 다양한 과목의 교육 콘텐트를 무상으로 공유하는 ‘칸 아카데미’ 대표로 있다. 2012년 미국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뽑힌 바 있다.





김소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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