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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초구로 이동 현상 여전 … 규모는 점차 줄어

중앙일보 2013.06.19 03:30 강남통신 9면 지면보기
“4년 넘게 외국 생활을 한 아이들이 한국 학교에 잘 적응할지 걱정돼 해외파 학생 많은 곳으로 이사 왔어요. 특목고 많이 보내는 중학교와 대입 실적 좋은 고등학교가 가까운 것도 큰 장점이고요.”(중 3·고 2 자녀를 둔 서울 강남구 대치동 김모씨·47)


서울 초·중학교 전출입 분석해보니

 “초·중학교 때 왜 강남 가는지 모르겠어요. 특목고 가려면 내신이 중요한데 경쟁 치열한 곳을 일부러 찾아갈 필요는 없잖아요.”(초 6 학부모 성북구 길음동 문모씨·42)



 본지가 교육업체 하늘교육과 2009~2012년 초·중학생 전출·전입 추이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선 강남·서초·양천구 등 교육 특구로 전입하는 학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 학교로 전학 온 학생에서 전학 간 수를 뺀 순유입 인원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강남구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우면동 아파트 입주를 시작하면서 서초구가 1위를 기록했다. 송파구는 2009~2010년 4위였지만 지난해에는 전학 온 학생보다 빠져나간 학생이 더 많아 12위를 했다.



 교육 특구로 이동하는 시기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가 가장 활발했다. 지난해 강남구 초등학교의 학년별 순유입률은 2학년 0.8%, 3학년 1.9%, 4학년 2.8%, 5학년 3.4%, 6학년 4%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증가했다.



 김화용 대치초 교장은 “특목고나 자율형사립고에 보내려는 부모들이 대청중이나 대명중에 배정받으려고 초등학교 고학년 때 이사를 많이 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청중에 많이 보내는 대곡초의 경우 지난해 1학년은 107명, 6학년은 321명이었다. 대치초 역시 1학년은 82명에 불과한데 6학년은 4배가 넘는 358명이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학생이 몰리던 강남·서초구로의 유입 규모는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4년 전에 비하면 강남 3구 초등학교 순유입률은 3분의 1로, 중학교는 5분의 1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대입 전형의 변화와 고교 다양화, 경제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걸로 본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한때 특목고 입시 준비를 위해 강남 학원가에서 가까운 곳으로 몰리는 강남 러시가 발생했다”며 “하지만 2005년 이후 특목고 입시가 내신 위주로 바뀌자 학부모들이 차라리 비(非)강남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에 자율고가 많이 지정된 데다 2009년 고교 선택제 시행으로 거주지와 상관없이 원하는 고교에 지원할 길이 생긴 것도 강남 집중 현상을 누그러뜨렸다고 임 대표는 덧붙였다.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2006년 1.65%였던 교육 특구(강남·서초·양천·노원·송파·강동)로의 중학생 순유입률은 고교선택제 시행 이듬해인 2010년에 0.73%로 떨어졌다. 양천구에 있는 자율고인 한가람고에 자녀를 보낸 이모(55·마포구 망원동)씨는 “아이가 중학교 때 목동에서 지금 집으로 이사 왔다”며 “만약 그 학군에 살아야만 한가람고에 갈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당연히 이사를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입 수시모집 비중이 확대된 것도 한 요인이다. 입시업체 진학사에 따르면 1997년 1.5%였던 수시모집 인원은 2014학년도에는 전체의 66.2%로 껑충 뛰었다. 수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학생부를 중요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비강남에서 잘해 1등급을 받겠다는 수험생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안광복 중동고 교사는 “내신 등급 간 점수 차가 크지 않더라도 대입에선 비슷한 학생끼리 경쟁하는 만큼 1점 차로 당락이 결정되기도 한다”며 “재학 중 내신을 잘 받아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싼 전셋값도 강남 진입을 막고 있다. 대치동 우성·선경·미도아파트의 전셋값은 7~8년 전보다 2배가량 올랐다. 대치동의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2010년엔 4억5000만원이면 선경아파트 102㎡(31평) 전세를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5억5000만원은 줘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중학교 전 학년과 고교 신입생을 시작으로 2016년이면 모든 중·고생이 내신 절대평가를 적용받는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많은 학교에 가더라도 내신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도 교육 특구로의 이동이 계속 감소세를 보일까. 김현정 디스쿨 대표는 “자율고보다 강남 일반고가 낫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학생들이 강남으로 다시 몰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지만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글 싣는 순서

(6월12일)공부 잘 하는 미국 동부 공립 초등학교

(6월19일)초·중학교 학생 전·출입 추이 살펴보니

(6월26일)공부 잘 하는 미국 LA 인근 공립 중학교





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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