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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폭력, 500만원 벌금형 땐 의원직 박탈해 퇴출

중앙일보 2013.06.19 02:05 종합 3면 지면보기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8일 여의도의 한 콩나물국밥집에서 6월 국회 법안 처리를 협의하기에 앞서 식사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여야가 정치개혁과 관련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국회 정치쇄신특위(위원장 김진표 민주당 의원)는 18일 국회폭력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경우에 따라 의원직까지 박탈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치쇄신 의견서’를 의결했다. 이 의견서 자체가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상임위에 흩어져 있는 정치쇄신 관련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특위가 합의한 정치쇄신의 분야는 ▶국회폭력 예방 및 처벌 강화 ▶국회의원 겸직 및 영리업무 금지 ▶대한민국헌정회 연로회원 지원금 개선 등 3개 분야다. 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국회폭력 대책이다. 그동안 정치권이 국민들로부터 가장 지탄을 받았던 행태가 바로 의사당 내의 폭력 행위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18대 국회에선 회의장에 해머에 최루탄까지 등장해 외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정치쇄신특위, 의견서 의결
회의 방해죄 신설해 처벌 강화
300만원 벌금형 보좌진도 '아웃'
정치쇄신 법안 통과 빨라질 듯



 특위는 일단 국회법을 고쳐 국회 회의 방해죄를 국회법에 신설해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의 폭력 행위를 형법상 폭행죄 등보다 높은 형량으로 처벌할 수 있게 했다.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의 폭력 행위에 대해선 국회의장의 고발을 의무화하고 고발을 취소할 수 없도록 했다. 또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국회 회의 방해죄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 판결받은 사람은 피선거권을 5년(집행유예는 10년)간 박탈하도록 했다. 피선거권이 박탈되면 자동적으로 의원직도 상실하게 된다. 그동안 일반 폭력 행위는 벌금형을 받아도 피선거권 제한이 없었지만, 국회폭력에 관한 한 특별 조항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회폭력으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금배지를 떼는 것은 물론, 정치적 재기조차 힘들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2011년 11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투척해 기소된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은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국회폭력의 ‘행동대원’으로 동원됐던 의원 보좌관들에 대한 처벌 수위도 높였다. 특위는 국회 회의 방해죄로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은 경우 국회의원 보좌진에서 즉각 퇴출하고 향후 5년간 보좌진으로 재임용될 수 없게 했다.



 특위는 의견서에서 “국회폭력이 발생하는 경우 국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심각히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으나 이를 별도로 처벌할 근거가 부족했던 문제점을 개선해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려 한다”고 밝혔다.



 국회에선 지난 1월 이 같은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이 여야 합의로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당시엔 정권인수위 활동에 가려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또 3월 국회에선 정부조직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를 하는 바람에 정치쇄신안 처리가 공전됐다. 김진표 특위 위원장은 이날 “일부 상임위에서 여야 의원들끼리 이견이 있어서 쇄신안이 처리가 안 되고 있는데 6월 국회에선 반드시 처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리 전망은 나쁘지 않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에서 정치쇄신안을 이번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글=김정하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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