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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새마을운동기록, 세계기록유산 등재

중앙일보 2013.06.19 01:44 종합 12면 지면보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난중일기』(왼쪽)와 새마을운동 기록물.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死則生 必生則死)

우리나라 총 11건 보유



 1597년(선조30) 9월 15일,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 장군은 자신의 일기에 이 같은 말을 적었다. 수적 열세 속에서 큰 해전을 치러야 하는 병사들에게 굳은 정신력으로 싸움에 임할 것을 당부하며 이른 말이다. 이순신 장군과 조선수군은 다음 날 명량해전에서 13척의 배로 왜선 133척과 싸워 대승을 거둔다.



 충무공(忠武公) 이순신이 임진왜란(1592~1598) 7년 동안 전장에서 쓴 일기인 『난중일기(亂中日記)』(국보 제76호)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문화재청은 광주광역시 라마다플라자광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11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에서 『난중일기』의 등재가 최종 결정됐다고 18일 밝혔다. 『난중일기』와 함께 1970년대 한국 정부가 추진한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문서와 사진, 영상물 등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인류 역사에 가치가 있는 기록유산의 보존을 위해 유네스코가 199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각 국가나 기관이 신청한 기록물에 대해 14명으로 구성된 국제자문위원회가 논의를 거쳐 등재 여부를 판정한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세계 96개국 238건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이번에 등재된 2건을 포함하면 우리나라는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등 인쇄물과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 등을 포함해 총 11건의 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난중일기』는 전쟁 기간 중 해군의 최고 지휘관이 매일의 전투상황과 개인적 소회를 직접 적었다는 점에서 세계사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독창적인 기록물이다. 당시의 전황은 물론 기후나 지형, 서민들의 삶에 대한 기록도 담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



 실제로 『난중일기』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서구 여러 나라에서 해전을 연구하는 중요한 사료로 활용돼 왔다. 간결하면서도 시적인 문장이 힘 있는 필체와 어우러져 예술품으로서의 가치도 매우 높다고 자문위원회는 평가했다.



 ‘새마을운동 기록물’은 대한민국 정부가 1970년부터 79년까지 새마을운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다. 대통령의 연설문과 행정부처의 새마을사업 공문, 관련 사진과 영상 등 2만 2000여 건의 자료를 포함한다.



 한국의 근대화를 증언하는 이 기록은 빈곤퇴치와 농촌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국제개발기구와 개발도상국에 귀중한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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