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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음식쓰레기 봉투값, 마포의 4배

중앙일보 2013.06.19 01:14 종합 16면 지면보기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능동의 한 단독주택가. 길 주변에 쓰레기 봉투가 널브러져 있었다. 분명 음식물을 담을 수 없는 일반 종량제 봉투지만 안에는 밥알, 김치 등이 섞여 있었다. 주민 김모(43)씨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실시를 전후해 전용 수거함이 설치됐지만 일반 봉투에 음식을 담는 사람이 꽤 있다” 고 말했다.


서울 종량제 불만 폭주
자치구마다 수수료 천차만별
단지별 부과 땐 1인 가구 억울

 강남구 역삼동에 사는 이정수(33)씨는 최근 마포구에 사는 친구에게 음식물쓰레기 봉투 값을 듣고 놀랐다. 2L에 160원인 강남구와 달리 마포구에선 35원이었다. “같은 서울인데 사는 곳에 따라 값이 4~5배나 차이가 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연간으로 따지면 큰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버리는 대로 돈을 내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실시 전부터 지적돼온 단지별 종량제 방식에 대한 불만이 컸다. 단지별 종량제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음식물쓰레기 양을 측정한 뒤 합산해 수수료를 가구별로 분배하는 방식이다. 주민 입장에서는 이전 방식과 같아 혼선이 적다. 하지만 배출한 만큼 돈을 내는 종량제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 이로 인해 배출하는 음식물쓰레기 양이 적은 1∼2인 가구의 불만이 크다. 서대문구에 사는 박모(32)씨는 “혼자 살아 주중엔 집에서 밥해 먹을 일이 거의 없는데 똑같이 돈을 내야 되니 억울하다”고 말했다.



 강남구와 마포구처럼 자치구별 음식물쓰레기 봉투 수수료 차이도 크다. 주택 간에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공동주택의 수수료는 L당 평균 57원이지만 단독주택은 37원으로 낮다. 무단투기도 여전했다.



 결국 서울시는 제도 시행 10일 만인 지난 11일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시는 자치구별, 주택 간 수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자치구 청소과장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TF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수수료는 각 자치구가 조례로 결정한다. 김용복 서울시 기후변화정책관은 “봉투 값이 완전히 현실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수료 조정은 자치구가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는 7월부터 무단투기 점검반을 운영해 최대 3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단속 인력이 부족하고 밤에 무단투기하는 것을 막기 쉽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는 형평성 문제가 있는 단지별 종량제를 RFID(무선 주파수 인식장치)를 활용한 세대별 종량제로 단계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내년부터 RFID 설치를 위한 예산을 반영하고 RFID를 도입하는 자치구에는 시예산과 인센티브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RFID는 설치비가 한 대당 200만원이 들고 유지·관리비도 많이 소요된다. 시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공동주택에 RFID 방식을 도입할 경우 4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자치구들은 RFID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승호·손국희 기자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무선 주파수 인식장치 . 소형 칩에 물품정보를 담아 데이터를 무선으로 주고받는 다. 음식물 수거함에 카드를 대고 음식물을 버리면 무게와 배출자 정보가 중앙시스템으로 전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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