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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센터서 요리·미술 가르치고 노인병원 찾아 연주·노래

중앙일보 2013.06.18 03:30 1면 지면보기
설화고 요리동아리 학생들이 배방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쿠키를 만들며 즐거워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아산 배방 신도시에 위치한 설화고등학교 소속 몇몇 동아리 부원들이 활발한 재능기부를 하고 있어 화제다. 요리동아리 요동포동은 지역 아동센터 아이들에게 요리를 전수해주고 있고 미술동아리 아르떼 부원들은 미술을알려준다. 또한 윈드드림 동아리가 주축이 된 1학년 7반 아이들은 노인요양병원을 방문해 무료 공연을 펼쳐 박수갈채를 받았다. 13일 설화고등학교를 방문해 재능기부를 하는 아이들을 만났다.

아산 설화고 학생들
재능기부 활동 활발



얼굴모양 쿠키.
# 평소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배방지역아동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던 김가연(12·가명)양. 김양은 요즘 배방지역아동센터를 직접 방문해 자신에게 친절하게 요리를 가르쳐주는 설화고 요리동아리 ‘요동포동’ 소속 언니오빠들 덕분에 힘이 난다. 언니·오빠들이 오는 매주 토요일은 김양에게 가장 재미있고 의미 있는 날이 됐다. 함께 요리를 만들어보고 같이 시식하며 정도 쌓였다. 이젠 꿈도 생겼다. 우리나라 최고의 한식요리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김순덕 배방지역아동센터장은 “가연이가 요동포동 언니·오빠들 때문에 꿈이 생겼다고 좋아한다”며 “예전에는 어두웠던 가연이의 표정이 한 층 밝아졌고 부모님에게 자신이 손수 만들었다며 요리를 갖다 주기도 한다”고 뿌듯해했다.



 # 미술을 좋아하지만 비싼 학원비 때문에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던 권예슬(11·가명)양. 권양 역시 설화고 ‘아르떼’ 언니·오빠들 덕분에 받고 싶던 미술 교육을 마음껏 받을 수 있어 좋다.



토요일마다 방문하는 언니·오빠들에게 보여주려고 매주 2~3개의 작품을 만든다는 권양. 이제 본격적으로 미술을 전공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할 수 있다. 또한 멘토 역할을 자처하는 아르떼 부원들 때문에 고민도 잘 해결되는 편이다.



권양은 “예술고등학교가 아니더라도 언니, 오빠들처럼 인문계고등학교에서도 미술을 얼마든지 배울 수 있고 준비할 수 있는지 알게 됐다”며 “앞으로 언니, 오빠들에게 꾸준히 가르침을 받아 화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아리 ‘요동포동’ 카페 운영 수익금 기부



설화고등학교 요리동아리는 ‘요동포동’은 요리를 좋아하는 33명의 학생들로 이뤄졌다. 교내 동아리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자랑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방과 후 실습실에 모여 신 메뉴를 개발해보기도 하고 팀을 이뤄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요리대회에 참가하기도 한다.



특히 지난해 김진석(19)군과 이관섭(19)군 박주영(19)양 등은 전남 순창군에서 열린 ‘고추장 전국요리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군은 “대회에서 ‘순창고추장을 입힌 치킨’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다”라며 “특히 외국인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어 기분이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들의 활동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재능기부’다. 매주 토요일에는 배방지역아동센터를 들러 요리 강습을 펼치고 매주 금요일에는 아산청소년교육문화센터에서 ‘유스카페’를 운영한다.



유스카페는 청소년교육문화센터를 방문하는 학부모들에게 쿠키와 커피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금 전액은 지역아동 발전기금으로 쓰인다. 방학기간에는 청소년교육문화센터에서 청소년을 위한 요리강습 프로그램을 주최하기도 한다.



박주영(19)양은 “청소년교육문화센터에서 요리 강습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강사로 참여했는데 인기가 좋았다”며 “10주 프로그램이었지만 수강생들의 요청에 힘입어 18주 동안 무료 강습을 진행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수업을 들었던 동생들이 문자로 안부를 묻기도 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요리로 다양한 재능기부를 펼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설화고 1학년 7반 학생들의 공연 모습.


1학년 7반의 특별한 소풍



재능기부 봉사라면 설화고 원드드림 동아리도 빼놓을 수 없다. 원드드림 동아리는 병원봉사동아리다. 3년 전 결성됐으며 ‘노인 환자케어활동’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동아리에 가입돼있는 1학년 부원 김진아·김가영·이지우양은 얼마 전 같은 학급(7반) 친구들에게 색다른 제안을 했다. “이번 소풍은 노인병원에 가서 재미있는 공연을 보여드리자”라는 제안이었다.



7반 아이들은 흔쾌히 수락했고 이들의 고교 첫 소풍은 인근의 노인요양병원으로 결정됐다. 몇몇 원드드림 소속 친구들의 제안이었고 각기 다른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7반 아이들이었지만 이날 소풍만큼은 모두 원드드림 소속 동아리 부원이었다. 바이올린과 플루트 등으로 트롯 음악을 연주해주기도 했고, 노래와 함께 신나는 율동으로 노인들의 흥을 돋웠다.



이날 이후 입 소문을 타고 다른 병원에서도 1학년 7반 아이들에게 공연문의가 쇄도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지우양은 “아이들이 제안을 받아드려 고마웠고 좋은 추억을 남는 소풍이라고 얘기해줘 가슴이 뿌듯했다”며 “2학기 소풍도 병원에서 공연을 펼치기로 합의했는데 색다른 공연을 준비하기로 해서 벌써부터 설레고 기다려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동아리 기장 박재환(19)군은 “원드드림 동아리는 병으로 힘들어하시는 어르신들께 ‘말벗 돼 드리기’ ‘안마 해드리기’ ‘각종 공연’ 등을 해 드리고 있다”며 “1학년 7반의 선행이 원드드림 동아리의 위상을 높여준 것 같아 고맙고 더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동아리 부원들을 데리고 열심히 재능기부를 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미술동아리 ‘아르떼’ 역시 2년 전부터 배방지역아동센터에서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요동포동 동아리부원들과 함께 뜻 깊은 봉사를 하는 것. 김현자 지도교사는 “처음에는 아이들이 별 생각 없이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지금은 미술을 배우고 싶은 아이들을 위해 먼저 다가서고 있다”며 “부원들로 인해 형편이 어려운 어린아이들이 계속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만석 교장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재능기부를 하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며 “최근 고등학생들이 일탈과 방황 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같이 건전한 활동으로 밝은 사회를 계속해서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조영민 기자

사진= 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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