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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재판관 정년 70세로" … 법 안정성이냐 고령화냐 논란

중앙일보 2013.06.18 00:57 종합 14면 지면보기
헌법재판소가 헌재 재판관의 정년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연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헌법재판소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헌재는 재판관의 자격도 ‘법조 경력 15년 이상 40세 이상인 사람’에서 ‘20년 이상 45세 이상인 사람’으로 상향 조정했다.


헌법재판소 법 바꾼다는데
"대법관에 맞춰 정년 조정"
소장 임기도 6년 못 박아

 이는 2011년 법원조직법 개정으로 65세였던 대법관 정년이 70세로 연장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대법원은 “법관 임용 자격을 법조경력 10년 이상으로 강화하고, 평생법관제를 도입함에 따라 충분한 사회적 경험과 연륜을 갖춘 법관이 재판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법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헌재 재판관의 모든 보수와 처우는 대법관에 준해 정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가 재판관의 정년을 대법관에 맞춰 5년 연장하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헌재 박준희 연구관은 “‘재판관의 대우와 보수는 대법관의 예에 따른다’고 규정한 재판소법에 따라 정년을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관, 헌법재판관은 물론 법관의 정년을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이 존재한다.



 하나는 법관의 경험을 살리고 법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선 법관의 정년을 늘려야 한다는 견해다.



 미국의 최고 재판소인 연방대법원의 대법관과 원장은 모두 종신제로 정년이 따로 없다. 정치적 영향을 가급적 배제하고 소신에 따라 판결하도록 보장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시대상을 반영하려면 지나치게 고령화돼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륜 있는 재판관이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의견이 필요한 헌법재판의 특성상 재판관들이 지나치게 고령화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또 규정이 없었던 헌재 소장의 임기를 대통령 임명 시점부터 6년으로 확정하는 의견도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 4월 박한철 당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소장의 임기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재판관이었던 박 후보자가 소장 후보로 지명됨에 따라 새로 6년의 임기를 시작하는 것인지, 아니면 2011년 1월부터 헌법재판관 임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만 재판소장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박 후보자는 남은 기간인 4년만 재판소장을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이후 취임식에서 “헌재 안정을 위해 4년이라고 얘기했지만 이것이 전례가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행 법령에는 소장 임기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다만 헌재법에 ‘소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조문(12조)과 ‘재판관의 임기는 6년으로 한다’는 규정(7조)만 있다. 대부분의 헌재 소장은 재판관 임명과 동시에 소장으로 임명돼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2006년 전효숙 전 재판관이 소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판관 임기가 3년밖에 남지 않은 전 후보자의 임기 6년을 보장하기 위해 소장 지명 전 재판관직을 사퇴하도록 했다. 그러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헌법재판관 중에서 소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규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 문제가 정치 쟁점화되면서 전 후보자는 낙마했다. 박준희 연구관은 “계속 이 문제가 논란거리가 될 수 있는 만큼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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