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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에 동양매직 판다 … 동양그룹 구조조정 가속도

중앙일보 2013.06.18 00:42 경제 7면 지면보기
식기세척기와 스팀오븐·정수기 등으로 유명한 동양매직이 교원그룹에 팔린다. 동양그룹은 17일 생활가전 계열사인 동양매직을 교원그룹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아직 최종 매도 가격이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5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영업이익 183억 낸 회사
업계 "매각 대금 2500억원 안팎"
금융·시멘트·에너지 3대 축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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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매각되는 동양매직은 무엇보다 현재현(64) 동양그룹 회장의 큰딸인 현정담(36) 마케팅본부장(상무)이 오랫동안 근무해온 회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 상무는 2006년 동양매직 차장으로 입사한 이래 줄곧 이 회사에서 마케팅과 브랜드 분야를 맡아왔다. 동양매직은 차분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독일 ‘레드닷’, 미국 ‘IDEA’ 등 세계적인 디자인 관련 상을 휩쓸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도 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2981억원, 영업이익은 183억원이었다. 2006년 이후 6년 만에 외형이 8배로 늘어난 것이다. 중동 등 55여 개국에 50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매각 실사를 맡은 골드먼삭스 측은 “해외 사업 확장이 기대되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현 상무는 이번 매각에 대해 “렌털 사업 확대, 상품 라인업 확장 등을 모색하고 있는 좋은 파트너(교원그룹)를 만나 회사 가치가 더욱 커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너 2세의 경영 성과와 애정이 묻어 있는 계열사를 매각하게 됐지만 동양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고강도 구조조정 작업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진행 중인 재무구조 개선이 속도를 내게 된 것이다. 동양그룹은 최근 6개월 동안 레미콘 공장(832억원)과 선박(350억원)·냉동창고(345억원) 등을 팔아 1500억원대의 자금을 확보했다. 섬유사업 부문은 갑을그룹에 800억원에 팔기로 한 상태다. 일본 다이요생명에서 5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이번 동양매직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동양매직 매각을 신호탄으로 레미콘공장 추가 매각, 파일사업부 유동화 등 추가적인 성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을 향한 현재현 회장의 의지가 확고하다. 현 회장은 지난해 로드맵을 내놓으면서 “외형에 집착하지 않고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금융과 시멘트만 남기고 제조·건설·서비스 사업을 정리해 1조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력이던 건설·시멘트·레미콘 사업이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위기에 처한 그룹을 살리기 위한 초강수다. 동양은 향후 금융과 시멘트·에너지(화력발전)를 3대 축으로 그룹의 사업구조를 재편할 방침이다. 올 2월 그룹 차원에서 추진했던 삼척화력발전소 사업을 수주한 것은 희소식이다. 한국기업평가 배문성 연구원은 “시급한 재무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발전 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되면 새로 구축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재 기자



동양그룹  1957년 고(故) 이양구 회장이 동양시멘트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현재는 이 회장의 사위인 현재현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7조6000억원, 매출 8조7000억원. 건설·레미콘·제조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70~80년대 재계 5위까지 올랐으나 주력인 시멘트 산업의 수익성 악화로 현재는 40위권(공기업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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