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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이기는 이열치열 채소 요리법

중앙일보 2013.06.18 00:40
음식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어떤 식재료는 뜨거운 불에 구어야 향과 맛이 더욱 살아난다. 더운 여름이라고 해서 찬 음식만 찾지 말고 구운 채소로 건강을 챙기고 더위를 날려보자. 열로써 열을 다스린다는 말도 있다.


호박· 가지·토마토 구워 먹는다고? 맛·영양이 ‘새록새록’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채소를 익혀 먹는 것에 익숙하다. 삶거나 데쳐서 먹기도 하고 뜨거운 국에 든 채소를 먹기도 한다. 채소를 익히게 되면 날로 먹을 때보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할 수 있어 대장질환 완화에 도움이 된다.



굽는 조리법은 채소의 식감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좋은 수단이다. 맛이 밋밋한 채소 중에도 한 번 구우면 맛과 향이 살아나는 게 있다.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을 달래는데도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불에 올려 단순하게 구워내기만 하는 것은 금물이다. 채소라고 다 같은 채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각각의 맛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맛·영양과 식감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호박은 동그랗게 잘라 노릇노릇 구워내면 훌륭한 반찬이 되기 때문에 식탁에 자주 오른다. 호박을 맛있게 굽기 위해서는 껍질째 썰어 구워야 한다. 애호박은 껍질이 얇고 속이 단단하게 꽉 찼기 때문에 껍질째 5㎜ 두께로 썰어 굽는 것이 좋다. 호박에 포함된 성분인 베타카로틴은 기름에 볶거나 익힐 경우 체내 흡수율이 더욱 높아지므로 식물성 기름을 두르고 팬에서 익혀 먹는 것이 권장된다.



가지도 구워 먹는 것이 좋다. 가지를 생으로 먹을 때는 특유의 비릿한 맛이 날 수 있는데 구우면 더욱 맛있다. 다만 가지를 구울 때는 그릴팬을 사용해야 한다.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가지의 특성 때문이다. 그릴팬으로 구워내면 수분이 빠져나가 바삭거리는 식감을 살려낼 수 있다.



당근과 연근도 구워 먹어야 더욱 맛있는 채소다. 당근 역시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기름에 볶거나 익혀 먹는 것이 좋은데 수분이 적고 단단하다는 특징 때문에 채로 썰어낸 후 볶는 것이 권장된다. 연근은 질긴 섬유질 때문에 생으로 먹기가 불편하다. 이 때는 얇게 썰어 팬에 구워 먹어보자. 한국채소소믈리에협회 김은경(47) 회장은 “팬에 익히기 전에 얇게 썰어낸 연근을 식초에 잠시 담갔다가 구우면 연근의 색이 하얗게 바뀌며 보기 좋게 익는다”고 조언했다.



구울 때 맛이 살아나는 채소는 또 있다. 버섯과 양파다. 수 분이 많은 버섯은 낮은 온도에서 구워낸 후 먹게 되면 자칫 물컹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버섯을 볶거나 구울 때는 팬을 충분히 달군 다음 센 불에서 재빨리 익히는 것이 포인트다.



양파의 경우 생으로 먹을 때와 구워 먹을 때의 맛이 확연히 다르다. 생으로 먹을 때는 매운맛이 강해 먹기 힘들지만, 굽게 되면 매운맛이 사라지고 단맛이 많아져서 아이들에게 먹이기도 좋다. 양파를 껍질째 통째로 호일에 싸서 오븐에 구워내는 통양파구이로 먹어도 좋고, 고리 모양으로 썰어 기름 두른 팬에 노릇하게 익혀나가는 것도 괜찮다.



아스파라거스·토마토 활용해 보양식도 만들어



생으로 먹어도 맛이 좋은 채소를 구울 때는 보다 특별한 방법이 요구된다. 토마토는 생으로도 먹지만 굽게 되면 라이코펜 성분의 체내 흡수율이 높아져 더욱 좋다. 덜 익어 새콤한 맛이 나는 토마토에 열을 가하면 단맛이 올라오는 장점도 있다. 토마토를 반으로 갈라 가운데 씨 부분을 제거하고 구우면 단맛을 끌어낼 수 있다.



아스파라거스도 생으로 먹기 좋은 채소다. 구워 먹을 때는 센 불에서 재빨리 익혀 아삭한 맛을 살려야한다. 특히 줄기 두께가 1㎝ 이상인 아스파라거스는 껍질의 섬유질이 질길 수 있으므로 감자 깎는 칼 등으로 얇게 껍질을 벗긴 후 굽는 방법이 추천된다.



특히 구운 채소를 활용해 만든 요리는 훌륭한 여름보양식으로 밥상에 내놓기 좋다. 김 회장은 “아스파라거스와 토마토를 구워 만든 요리를 추천한다”며 “구워낸 채소가 가진 비타민과 식감은 다른 식재료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요리로는 ‘아스파라거스 그릴샐러드’가 있다. 아스파라거스 10줄기와 토마토 1~2개, 로즈마리 1줄기, 올리브오일, 닭가슴살 약간이면 만들 수 있다. 겉의 섬유질을 얇게 벗겨낸 아스파라거스와 작게 썰어낸 토마토, 삶은 닭가슴살을 준비하자. 그릴팬을 뜨겁게 달구고 준비한 재료들을 구워낸 다음 접시에 올려 발사믹드레싱과 함께 버무려 먹으면 된다. 아스파라거스와 토마토에 있는 그릴 자국이 식감을 자극한다.



‘아스파라거스 돼지목살말이 구이’도 구운 채소를 활용한 요리 중 하나다. 아스파라거스의 비타민과 돼지고기의 단백질이 어우러진 훌륭한 보양식이다. 아스파라거스 8줄기와 얇게 썰어낸 돼지목살 300g, 녹말가루와 소금, 식용유가 있으면 만들 수 있다. 먼저 아스파라거스는 겉의 섬유질을 벗긴 후 2등분으로 자른다. 돼지목살은 펼쳐서 소금간을 한 후 아스파라거스를 올려 돌돌 말아준다. 여기에 녹말가루를 가볍게 묻히고 간장과 식초·설탕·청양고추를 섞은 양념장을 바른다. 이것을 굴려가며 구워내면 완성된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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