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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삼성 버금가는 제품, 절반 값에 파니 매출 쑥쑥

중앙일보 2013.06.18 00:32 경제 6면 지면보기
샤오미의 공동창업자인 빈 린 사장이 지난해 8월 출시한 스마트폰 ‘미투(Mi-2)’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미투는 2011년 8월 미원(Mi-1)에 이은 두 번째 제품이다. [사진 스파크랩]
첫인상으로는 한 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대표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14일 만난 샤오미의 최고경영자(CEO)인 빈 린(45) 사장이 눈빛을 반짝거리며 질문에 답변을 내놓기 시작하자 중국에서 샤오미를 ‘태풍의 눈’으로 평가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1차 목표는 중국 시장 석권”이라고 말했다. 린 사장은 스타트업 지원업체인 스파크랩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한 ‘넥스트 콘퍼런스’의 패널로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태풍의 눈' 빈 린 샤오미 CEO
창업 3년 새 중국 시장점유율 3.3%
광고 않고 트위터로 입소문 전략
'미투' 5만 대 2분51초 만에 완판도

 중국어로 ‘좁쌀’을 의미하는 샤오미(小米)는 2010년 4월 린 사장이 중국의 유명한 에인절 투자자 레이 준과 함께 공동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2011년 8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첫 제품을 출시했다. 그해 40만 대를 판매한 데 이어 한 해 뒤인 지난해에는 570만 대로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 지난해 100억 위안(약 1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3%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 소니(2.1%)를 넘어서 대만 HTC(3.6%)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이렇게 짧은 시간 내 돌풍을 일으킨 이유를 린 사장은 조목조목 설명했다. 먼저 카메라와 메모리 등 최고 사양의 부품을 사용한 제품을 내놓는 대신 라이프사이클을 길게 가져가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면 해볼 만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부품 값이 빠르게 낮아지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다. 그는 “출시 후 첫 분기에는 부품값도 못 건졌지만 두 번째 분기부터 손익분기점을 맞췄고 세 번째 분기부터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폰 ‘미투(Mi-2)’는 날렵한 디자인에 선명한 화면을 갖춘 하이엔드급의 제품이었다. 2기가바이트(GB) 메모리에 플래시메모리는 32GB에 달하고, 13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해 삼성전자 갤럭시S4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 사양을 갖췄다. 그럼에도 가격은 1999위안(약 36만5000원). 삼성과 애플 제품이 4000위안(약 73만원)에 팔리는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린 사장은 “배터리는 삼성과 LG, 플래시메모리는 삼성, 디스플레이 패널은 LG 등 최고의 부품만 사용하고 이를 명확히 밝히는 전략을 쓰고 있어 소비자의 신뢰가 탄탄해졌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이유는 철저한 입소문이다. 실제 샤오미는 베이징이나 상하이 거리 곳곳에 광고판 하나 설치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입소문을 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 미투 5만 대를 처음으로 내놓았을 때 2분51초 만에 완판됐다. 린 사장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고객에게 직접 팔기 때문에 20∼30%의 유통마진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이렇게 1년에 한 모델만 발표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서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1990년 광저우 중산대에서 전자정보시스템학과를 졸업한 린 사장은 95년부터 2010년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중국지사에서 일했다. 그는 “폭스콘 등과 협의해 올해 생산량을 1500만 대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며 “홍콩과 대만을 거쳐 해외시장도 점차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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