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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위 현대·기아차 올해 SUV 판매 1위…종합 2위 GM 추월 노력

중앙일보 2013.06.18 00:18 경제 2면 지면보기
중국과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심상치 않은 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SUV 시장에서 올 들어 판매량 1위를 질주하는 등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4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순위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도요타의 캠리는 지난달 단숨에 판매량 2위 차종으로 뛰어올랐다. 현대·기아차와 도요타의 공세를 전 세계 완성차 메이커들도 주시하고 있다.


[J Report] 야심차게 위대하게



“현대·기아차의 목표는 머지않은 장래에 중국시장에서 둘째로 큰 해외 자동차기업이 되는 것.” 지난달 중국 유력 경제지인 ‘21세기경제보도’에 눈길을 끄는 발언이 실렸다. 비록 익명의 현대차 관계자를 취재원으로 하고 있지만 상당한 의미가 있는 발언이다. 업계 3위인 현대·기아차가 업계 2위인 GM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현실성을 의심받았겠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현대·기아차의 상승세와 중국 자동차 시장 변화를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최근 들어 중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나가고 있다. 상징적인 지표가 바로 SUV시장 1위다. 17일 중국의 전국승용차시장뉴스연합회 등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법인인 베이징(北京)현대와 기아차의 중국법인인 둥펑위에다(東風悅達)기아는 올 들어 5월까지 중국 SUV시장에서 총 16만2688대를 팔아 중국 창청자동차(15만4849대)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5월에도 현대·기아차는 3만2936대의 SUV를 판매해 창청(長城)자동차(3만2144대)를 제치고 월별 판매량 1위에 올랐다. 폴크스바겐·도요타·혼다·닛산·포드 등 굴지의 브랜드들을 모두 제쳤다.



 효자 차종은 현대차 ‘투싼 형제’다. 신형 투싼인 ix35가 1만2006대, 구형 투싼이 4708대 팔렸다. 스포티지R과 구형 스포티지로 구성된 기아차 ‘스포티지 형제’도 도합 1만1212대가 팔렸다. 지난해 출시된 현대차 싼타페DM도 다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5010대라는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 SUV시장에서 연간 판매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이로 인한 레저 수요의 증가를 예견하고 2005년 일찌감치 구형 투싼을 시장에 투입했던 선견지명이 이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내 상승세는 비단 SUV에 한정되지 않고 있다. 세단형 승용차와 SUV, 미니밴 등 MPV 등을 모두 더한 승용차 판매량을 보면 1분기에 현대차는 41%, 기아차는 26%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중국 진출 이후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1~5월 전체 판매량 순위에서도 현대·기아차는 65만9696대를 기록해 양강(兩强)인 폴크스바겐·GM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4위 이하 그룹, 다시 말해 일본차들과의 격차가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다. 실제 일본차들은 닛산이 34만4129대, 도요타가 31만3630대, 혼다가 25만5337대를 파는 데 그쳤다. 현대·기아차의 절반 수준으로, 수모에 가까운 수치다. 엔저 특수도 중국시장에선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GM에 도전장을 던진 배경에도 일본차들을 따돌리고 명실상부한 ‘빅3’ 지위를 구축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물론 폴크스바겐·GM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GM계열인 상하이(上海)GM과 상치(上汽)GM우링(五菱)은 올 들어 5월까지 134만여 대, 폴크스바겐 계열인 상하이폴크스바겐과 이치(一汽)폴크스바겐은 5월까지 125만여 대를 팔아치웠다. 현대·기아차의 2배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GM을 타깃으로 삼은 이유는 분명히 있다. 중국에서 GM의 이름을 달고 있는 2개 법인 중 상치GM우링의 경우 중국기업에 GM이 단순히 출자한 경우다. 생산되는 차량들도 ‘우링의 빛(五菱之光)’ 등 GM차라고 보기 힘든 중국 국산 차량들이 전부다. 쉐보레나 뷰익 등 진짜 GM차를 만드는 상하이GM만 놓고 보면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는 게 현대기아차의 판단이다. 실제 상하이GM은 올 들어 5월까지 판매량이 65만여 대로 현대·기아차와 비슷하다.



 새 공장들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라 생산설비 측면에서도 해볼 만한 싸움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중국에 150만 대 수준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 3공장(30만 대), 상용차 전용의 쓰촨(四川)현대 공장(최대 70만 대), 충칭(重慶) 설립이 유력한 현대차 제4공장(30만 대) 등이 들어서면 현대·기아차 생산량은 280만 대까지 늘어난다. 이 수치는 폴크스바겐과 GM의 현재 생산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아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있다. 중국시장에서의 현대차 성공 원인은 ‘합리적 가격과 합리적 품질’이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걸출하다고는 볼 수 없는 품질을 의미한다. 일단 ‘제값 받기’가 필요하다. 중국 포털사이트 소후닷컴 자동차 면을 기준으로 할 때 투싼은 기준가격이 17만~24만 위안으로 독일차는 물론 일본차인 혼다 CR-V(19만~26만 위안)나 도요타 라브4(18만~27만 위안)보다도 싸게 팔리고 있다. 고급 브랜드 이미지 역시 아직은 부족하다. 최성기(63) 베이징현대 총경리도 최근 ‘중국경제시보’와의 인터뷰에서 “판매량에 비해 브랜드 측면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를 ‘브랜드 원년’으로 삼고 브랜드 가치 제고 및 품질경영의 토대를 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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