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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에도 펄펄 뮤지컬 휘어잡은 왕년의 팝스타

중앙선데이 2013.06.14 23:57 327호 6면 지면보기
매년 6월 브로드웨이에서는 축제가 열린다. 토니상 시상식이다. 새로 막을 올리는 공연들은 대부분 3~4월에 시작하는데, 이 역시 토니상 출품 때문이다. 흥행 성과뿐 아니라 공연 완성도까지 따지기 때문에 가치 척도의 기준이 되는 행사다.

뮤지컬 ‘킨키 부츠’로 토니상 작사작곡상 신디 로퍼

9일(현지시간) 열린 제 67회 토니상 최고의 화제는 6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뮤지컬 ‘킨키 부츠(Kinky Boots)’였다. 원래 저예산 독립영화로 만들어졌던 것을 무대용으로 각색한 소위 ‘무비컬’이다. 파산해 가던 아버지의 구두 공장을 물려받은 주인공이 고리타분한 남자 구두 대신 여장남자 쇼의 부츠를 만들어 주기로 하면서 생기는 우여곡절을 담았다. ‘헤어 스프레이’‘더럽고 치사한 스캔들’‘금발이 너무해’ 등 주로 영화 원작의 뮤지컬을 성공적으로 연출한 제리 미첼이 다시 한 번 판을 벌인 것도 기대감을 높였지만, 그래도 제일 인구에 회자된 일은 역시 작사 작곡상을 받은 신디 로퍼다.

눈을 감은 듯 찡그린 채 앙증맞게 ‘10대 소녀들은 그저 즐기고 싶어한다(Girls Just Wanna Have Fun)’고 노래하던 팝 스타 신디 로퍼는 1953년 뉴욕 태생이다. 우리 나이로 올해 환갑인 원로 가수다.

하지만 문화산업 분야에서 그녀의 활동은 여전히 왕성하다. 2010년 발표한 앨범 ‘멤피스 블루스’는 13주나 빌보드 차트 블루스 부문 정상을 지키는 기염을 토했다. 이듬해 출간한 자서전은 아동 학대와 우울증 등으로 어려웠던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낸 덕분인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마흔 곡의 노래를 발표해 5000만 장의 앨범, 100만 장의 DVD 판매고를 이뤄냈다. 올해는 무대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여성으로서는 역사상 최초로 혼자 작곡상을 수상하는 진기록마저 세웠다. 가수로서뿐 아니라 예술가로서 지금까지 그녀가 보여준 행보는 가히 경이적이다.

늘 그랬듯 칭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음악과 예술적 행보에 대한 반응은 늘 호불호가 갈린다. ‘킨키 부츠’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가 “사랑스럽고 감동적인 선율”이라 언급했던 것처럼 뮤지컬 속에 담긴 그녀의 음악들은 서정적이면서도 이색적인 신디 로퍼 스타일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뉴욕 데일리 역시 “신디 로퍼만의 다채롭고, 놀라우며 즐거운 음악이 부츠를 더욱 반짝거리게 했다”며 “이 뮤지컬의 진짜 스타는 다름 아닌 신디 로퍼임을 증명했다”는 리뷰를 실었다.

뮤지컬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게 되면서 가수 출신 예술가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국내에서도 사랑받았던 뮤지컬 ‘맘마미아!’가 그렇다. 이 작품의 기획 겸 음악감독은 그룹 아바의 남자 멤버였던 비요른 울바에스와 베니 앤더슨이다. 뮤지컬 ‘위 윌 록 유’ 역시 퀸의 기타리스트였던 브라이언 메이가 참여했다.

‘킨키 부츠’에서 신디 로퍼만의 차별화된 매력이라면 단순한 주크박스 형식이 아니라 극을 위해 작곡가로 참여하면서 음악가로서 예술적 실험을 전개한 부분일 것이다. 토니상 수상을 두고 세계 언론이 더욱 그녀에게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 기업 CJ E&M이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덕분에 그녀의 변신은 우리 관객들도 조만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흥미진진한 마음으로 국내 공연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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