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베, 페북서도 우경화 여론몰이

중앙일보 2013.06.14 00:55 종합 18면 지면보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외교를 말할 자격이 없다”며 한 전직 외교관을 공격했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인터뷰를 한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전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한 것이다.


역사 인식 비판한 전 외교관 발언
"외교 말할 자격 없다" 막말 보복

 다나카는 12일자 마이니치(<6BCE>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의 ‘침략의 정의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발언을 거론하며 “정치인들의 발언 때문에 일본이 우경화됐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발언들은 한국과 중국에 일본을 공격하는 구실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방 맞은 아베 총리는 즉각 자신이 애용하는 페이스북으로 반격했다. 아베는 먼저 “다나카의 인터뷰를 읽으니 11년 전 일이 생각난다”고 운을 뗐다. 다나카는 2002년 북·일 납북자 귀국 교섭에 관여한 인물이다. 아베는 “당시 그는 북한에서 일시 귀국한 5명의 납치 피해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자고 했고, 관방장관이던 나는 장관직을 걸고 ‘일본에 남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결국 5명은 일본에 남았다”고 썼다. 아베 총리는 “당시 다나카의 의견이 관철됐다면 5명은 아직도 북한에 갇혀 있을 것”이라며 “그의 주장은 외교관으로선 결정적 판단 미스”라며 다나카를 외교관 자격이 없는 인물로 낙인찍었다.



 아베 총리가 페이스북을 ‘복수의 링’으로 이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참의원에서 야당인 민주당의 도쿠나가 에리(德永エリ) 의원은 “각료들의 야스쿠니 참배가 한국·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이어져 납치자 문제 해결에 악영향을 미칠까 피해자 가족들이 낙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그 자리에서 “도대체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며 도쿠나가를 몰아붙였다. 그래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왜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하는가”라는 비판 글을 올렸다.



 또 “멕시코처럼 일본과 친한 국가와 정상회담을 해도 NHK는 보도를 하지 않는다”고 비아냥댔다가 NHK가 보도한 것을 뒤늦게 알고 “보도했답니다. 실례했습니다”라고 정정하는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