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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약세 … 더 내리면 코스피ETF 사라

중앙일보 2013.06.14 00:37 경제 1면 지면보기
올 상반기 내내 국내 주식 투자자들을 한숨짓게 만든 단어는 ‘디커플링(decoupling)’이었다. 전 세계 증시가 다 오르는데 유독 한국만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런 디커플링이 13일 해소됐다. 하지만 전혀 달갑지 않은 방식이었다. ‘동반 주가 급락’이어서다.


코스피, 7개월 만에 1800대로
5개 증권사 투자팀장 진단

 13일 코스피지수는 1900 아래로 밀렸다. 전날보다 27.18포인트(1.4%) 하락한 1882.7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1900을 밑돈 것은 지난해 11월 22일 이후 근 7개월 만이다. 외국인들이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95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국인들은 지난 7일부터 5거래일 동안 코스피 주식 3조2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한국뿐 아니다. 중국 상하이지수와 대만 TWI지수는 이날 각각 3%와 2% 하락했다. 유럽 각국 증시는 1~2% 하락 출발했다. 전날 미국 뉴욕 주식시장의 다우존스 산업지수 역시 0.8% 내려 1만4995.23이 됐다. 지난달 7일 돌파했던 1만5000선을 한 달여 만에 다시 내줬다.



외국인 매도세 꺾이려면 시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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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은 건 미국이 돈줄을 조일 거라는 우려였다. 미국은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매달 850억 달러(약 96조원)어치의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돈을 풀고 있다. ‘3차 양적완화(QE3)’라 불리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미국 부동산 경기와 고용이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양적완화의 강도가 약해질 거라는 걱정이 번지고 있다. 그간 주식 시장을 떠받쳐왔던 돈의 힘이 약화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경제가 좋아진다는 데 주가는 떨어지는 아이러니다.



 13일엔 세계은행(WB)이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이 기름을 부었다. WB는 신흥국 성장 둔화를 이유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낮췄다. 특히 중국 성장률을 8.4%에서 7.7%로 깎았다. 중국은 5월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주식투자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 시장이 곧 안정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은 약세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앙일보가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우리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DB대우증권 5개사 투자전략팀장들을 대상으로 코스피시장 전망을 긴급 설문한 결과다.



 단기적으로는 코스피지수가 1850까지 밀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낙 글로벌 투자 심리가 악화돼서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미국 경기 회복에 기대어 기업 실적이 호전되면서 2200~2300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이 대세였다. 사실 이는 연초 예측 그대로다. 올해 초 증권사들은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예상했다.



하반기 2200~2300까지 오를 것



 투자전략팀장들은 일단 “현 경제상황상 미국이 당장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수는 없다”는 데 견해가 일치했다. 미국이 내건 양적완화 종료 요건은 실업률이 6.5%로 떨어지는 것. 현재 7.5%인 실업률이 이 정도까지 낮춰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얼마 지나면 돈풀기를 줄이는 데 대한 걱정이 사그라져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걱정이 사라지면 일단 뺐던 돈을 다시 어디에 투자할까 고민하게 마련. 신한금융투자 이경수 투자전략팀장은 “그때에 이르러서는 한국의 매력이 돋보일 수 있다”고 했다. 올 들어 내내 소외되면서 상대적으로 값이 싸진 데다가,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등 탄탄한 경제여건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눈에 들어올 것이라는 얘기다. 코스피지수가 2200~2300까지 오를 것으로 보는 이유다.



 강현철 팀장은 “현재 바닥인 지수가 조금씩 더 빠질 때마다 코스피 상장지수펀드(ETF)를 조금씩 사들이라”고 추천했다. 코스피 ETF는 코스피지수 상승·하락률만큼 수익·손실을 내는 금융상품이다. 이걸 사는 것은 코스피지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은 이미 이런 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번 주 들어 ‘KODEX 레버리지’란 ETF를 4900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의 두 배만큼 이익을 내도록 설계된 ETF다.



 투자전략팀장들은 하반기에 유망한 주식으로 배당주와 정보기술(IT) 업종을 꼽았다. 워낙 저금리여서 예금보다 배당주를 찾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는 이유였다.



한은, 기준금리 2.5% 동결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성장은 애초 한은이 전망했던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주·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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