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후 첫 3루타로 1타점·1득점
6이닝 3실점 …? 불펜이 승리 날려
팀 고문인 라소다, 기량·품성 인정
라소다 고문은 4월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초반 몇몇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돼야 하고 꾸준한 피칭을 보여야 한다”며 “동료들과 잘 지낼 줄 알고 느긋하게 야구를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동료들과 빠르게 가까워졌다. 류현진이 1-3으로 뒤진 5회 말 2사 2루에서 3루타를 때리고, 이어 득점에 성공하자 다저스 더그아웃은 마치 끝내기 홈런을 때린 영웅을 맞이하듯 류현진을 환대했다. ‘3루까지 뛰느라 수고했다’는 의미로 류현진의 다리를 주무르는 선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류현진의 기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대스타들도 그를 친구로 받아들이고 있다.
라소다 고문도 류현진의 기량과 품성 모두를 인정했다. 1954년 브루클린 다저스 선수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은퇴 후 다저스의 스카우트 업무와 마이너리그 감독을 맡았다. 76년 다저스의 감독에 올라 통산 1599승을 거두고 96년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라소다 고문은 “류현진이 수줍어서인지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앞으로 영어로 대화할 날이 오면 그의 성격을 속속들이 파악할 것”이라며 웃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동안 11피안타·3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경기 후 “직구 스피드가 이전 두 경기보다 덜 나왔다. 나흘만 쉬고 등판한 점도 부담이었다”고 말했다. 다저스 타선은 9승 무패를 기록 중이던 애리조나 선발 패트릭 코빈에게 꽁꽁 막히다가 5회 말 ‘타자 류현진’을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코빈의 시속 150㎞ 빠른 공을 밀어쳤고 2011년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헤라르도 파라(26)가 다이빙했지만 잡지 못했다. 타구가 펜스 앞까지 굴러간 사이 류현진은 3루에 안착했다. 홈런보다 어렵다는 3루타를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 만들어냈다. 다저스 타선은 이후 4-3으로 역전, 류현진의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었다. 그러나 다저스 불펜이 7회 곧바로 동점을 허용했다. 다저스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6-8로 졌다.
LA 중앙일보 봉화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