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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대비해야

중앙일보 2013.06.14 00:02 종합 30면 지면보기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 미국 증시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고,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달러값도 강세와 약세가 되풀이되고 있고, 신흥국 통화가치는 급락세로 반전됐다. 채권시장은 더 심각한데, 세계 각국의 국채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면 실물시장은 더 큰 충격을 받는다. 회복의 실마리를 잡고 있는 세계경제가 다시 고꾸라질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된 데는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종료설 때문이 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엄청난 ‘돈 풀기’와 초저금리로 대응해 왔다. 이렇게 풀린 돈이 전 세계 금융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신흥국은 거품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자산가격이 뛰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이 양적완화를 중단하고 금리가 올라가면 신흥국에 흘러들어간 돈은 다시 미국으로 몰려든다. 신흥국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는 이유다.



 그렇다고 미국이 이른 시일 내에 양적완화를 종료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매월 850억 달러에 달하는 양적완화의 규모를 줄일 가능성은 높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 종료 조건으로 제시했던 실업률 6.5%, 물가상승률 2%에 근접해 가고 있어서다. 벤 버냉키 FRB 의장도 지난달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현 상황에서 기대할 건 미국의 질서 있는 퇴각이다. 양적완화의 규모를 줄이더라도 주요국의 중앙은행과 긴밀한 공조하에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도 더욱더 미국 경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출구전략이 시작된 후 대응전략을 세우는 건 늦다. 미국 경제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필요할 경우 언제든 정책을 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외국 단기자본의 지나친 유입 가능성에도 주목해 줄 것을 당부한다. 이런 자금은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순식간에 유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대규모 유출까지 겹치면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정부 당국의 세심하고 면밀하며 유기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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