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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와라 게이단렌 본부장 "기업들 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중앙일보 2013.06.13 01:24 종합 8면 지면보기
우리의 전경련에 해당하는 일본의 게이단렌은 아베노믹스를 전폭 지지하는 재계 단체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만난 후지와라 기요아키(藤原淸明·사진) 정책본부장은 신중했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입장이다.

 -아베노믹스의 효과는.

  “돈이 풀리고 주가가 오르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많이 좋아졌다. 자산효과 덕분에 소비심리가 호전됐다. 엔고가 정상화되면서 기업의 자신감도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인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경기가 좋아져도 기업들은 낮은 가동률을 높이고 수익성을 제고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설비 투자는 그 다음이다. 국내에 설비투자를 집중할지도 불투명하다. 엔 약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해외 투자를 늘릴지 모른다.”

 -일본 기업들이 보는 환율 수준은.

 “업종마다 다르지만 달러당 100엔 전후가 아닐까 싶다. 그 이상의 과도한 엔 약세는 국제 원자재 수입 비용이 올라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기업들이 너무 신중한 건 아닌가.

 “지금 아베노믹스는 플랜만 있는 상태다. 구체적인 내용물을 채워가는 중이다. 기업들은 실제로 내년 예산이 어떻게 짜일지까지 충분히 지켜본 뒤 결심할 것이다.”

 -인플레는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데.

 “그런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일본 사회에는 은근히 인플레를 기대하는 심리가 있다. 20년간의 디플레에도 미래는 안 보이고, 결혼·출산·주택 구입 등이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잘나가던 시절의 2%대 인플레를 그리워한다. ‘작은 인플레=좋은 인플레’라는 기억이 남아 있다.”

 -한국 기업들은 걱정하는데.

 “엔 약세로 경쟁력이 향상되는 건 분명하다. 엔 강세 때 열심히 구조조정해 힘을 비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도 일본의 좋은 라이벌로 올라섰다. 서로 경쟁하면서도, 동아시아 국가끼리 협력·공존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아베노믹스의 위협 요인은 무엇인가.

 “채권시장 자금이 증시로 옮겨가면서 시중 금리가 올랐다. 금리가 오르면 정부 부채의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 이로 인해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기업 의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간다. 내년엔 소비세율도 오른다. ”

 -미국은 출구전략을 고민하는데.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디플레 탈피다. 양적완화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아베노믹스는 일본 경제의 스타트 업(start up)에 중요한 계기다. 미국이 출구전략에 들어가도 아베노믹스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특별취재팀
도쿄=이철호·남윤호 논설위원, 이승녕·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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