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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합의하기엔 촉박 접촉 이어가면 교감 생길 것”

중앙선데이 2013.06.08 23:40 326호 3면 지면보기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미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센터 부소장
“두 정상이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할 충분한 시간은 없었을 것이다. 대신 이번 회담에서 쌓은 교감을 바탕으로 대화를 이어가면 북핵 문제에도 공감대를 형성하게 될 걸로 본다.” 미 국무부에서 한국과장(Korea Desk)을 역임한 한반도 전문가 데이비드 스트라우브(사진) 미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부소장은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주석에게 언급한 ‘신 협력 모델(new model for cooperation)’은 시 주석의 ‘신형 대국 관계’를 차용한 발언”이라며 “이번 회담은 미·중 협력을 긴밀하게 만들 물꼬를 틀 계기”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첫날 회담이 끝난 직후 스트라우브 부소장을 인터뷰했다.

미·중 정상회담 관련 양국 전문가 긴급 인터뷰

-회담 첫날 회의가 막 끝났다. 미국 입장에서 이번 회담의 의미는.
“회담 일정이 모두 끝나야 내용을 알 수 있겠지만 이번 회담에서 중요한 건 내용보다 형식이다. 두 정상은 시 주석의 취임 직후 서둘러 만나기 위해 서로 상당한 양보를 했다. 외교 관례상 이번은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차례였다. 하지만 시 주석은 굳이 이 순서를 고집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유롭고 즉흥적인 회담을 원했고, 시 주석도 중국 지도자로선 예외적으로 이에 동의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두 정상이 미·중 관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회담의 핵심은 두 정상이 인간적 유대관계를 쌓는 것이다. 적어도 그럴 기회를 양국이 만들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신 협력 모델’의 핵심은.
“시 주석이 말한 ‘신형 대국 관계’를 차용한 표현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볼 때 신·구 강대국은 힘겨루기를 하다가 전쟁까지 치른 끝에 패권을 교대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중국은 한 배에 탄 처지다. 오바마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중국의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번영(화평굴기)을 환영한다’고 말한 건 빈 말이 아니다. 미국은 중국의 발전이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다. 이런 맥락에서 오바마가 말한 미·중 간 신 협력 모델이란 양국 지도자들이 특정 이슈에 끌려다니는 게 아니라 협력을 위한 비전을 공유하는 큰 틀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번 회담이 북핵 문제엔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보나.
“회담이 이틀간 열리지만 북한 핵문제 같은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데 충분한 시간은 못된다. 첫날 회담은 오후 5시부터 세 시간 걸렸고, 만찬으로 이어졌지만 통역에 소요된 시간을 빼면 긴 시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서로에게 호감을 품게 되면 앞으로 몇 달간 만남을 이어가고 전화 통화도 하면서 북한 문제에 교감을 쌓을 수 있을 거다.”

-양국 정상이 북한 문제에 의견 일치를 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미국과 중국의 대북 정책은 똑같지는 않지만 여러 측면에서 비슷하다. 무엇보다 양국 모두 북한의 핵무장을 원치 않고, 한반도의 안정을 원한다. 이것만으로도 미·중이 북한 문제를 더 긴밀하게 협력할 근거가 충분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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