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오바마 만나 34년 숙원 푸나
오늘부터 란초 미라지 회동
신대국관계 구축 주문할 듯
97년 10월 미국을 방문한 장쩌민(江澤民) 당시 주석은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커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다시 대국관계 정립을 거론했다. 당시 장 주석은 중국의 전통 오페라인 경극(京劇)까지 부르며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자랑했다. 당시 양국 정상은 ‘건설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에 합의했다. 미국이 처음으로 중국과 국제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공식 확인한 것이었다. 그러나 2001년 취임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이 합의한 양국관계를 무시하고 “중국은 전략적 경쟁상대”일 뿐이라며 국제문제 해결에 협력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2003년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수행하면서 어떤 형태의 중국 입장도 고려하지 않았던 외교적 근거가 됐다.

지난해 11월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하며 중국 최고 권력자가 된 시 주석은 이런 대미 외교관계를 의식해 ‘신대국관계’ 정립을 주창했다. 대만이든, 센카쿠 열도 문제든, 한반도 문제 든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면 중국도 행동을 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미국이 시 주석의 요구를 순순히 들어줄지는 의문이다. 양국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의원들은 중국의 정치범 16명의 석방과 인권이 열악한 중국 티베트 문제를 담당할 미국의 특사 지정을 요구하는 등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고 나왔다. 이전에는 천안문 사태에 대한 해명까지 요구했다.
쑤하오쩡(蘇浩曾) 외교학원 전략관리센터 주임은 “미국이 중국이 원하는 외교적 신대국관계에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경제동반자 관계라도 구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