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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극우단체 재특회, 보수·우익 아닌 인종차별주의자

중앙일보 2013.06.04 00:06 종합 22면 지면보기
매주 일장기를 들고 “조선인을 죽여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가두시위을 벌이는 사람들. 배우 김태희가 출연한 일본 TV광고를 내리게 만든 이들. 일본 내 혐한(嫌韓) 시위를 주도하는 극우단체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다. 프리랜서 기자 야스다 고이치(49·사진)는 이들을 밀착 취재해 『거리로 나온 넷(net)우익』이란 책을 펴냈다. 3일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에서 강연한 그를 만났다.


프리랜서 기자 야스다
"재특회는 일본사회 치부 … 맞서 싸우는 사람도 있어"

 - 재특회는 어떤 사람들인가.



 “학생·회사원·가정주부 등 20~40대 평범한 사람들이다. 회장 사쿠라이 마코토(41)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던 젊은이였다. ”



 - 이들의 주장은 무엇인가.



 “고용불안·복지 후퇴 등의 책임을 한국인에 전가하고 자신들을 ‘피해자’로 여긴다. 재일한국인이 특권을 누리는 바람에 일본인들이 많은 것들을 뺏겼다는 것이다. 이들은 ‘계급투쟁을 한다’고 주장한다. ‘재일한국인은 일을 안 해도 1년에 600만원씩을 받는다’는 식의 근거 없는 음모론을 편다.”



 - 보수나 우익과는 다른가.



 “이들은 보수도 우익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을 자의적으로 분류해 차별하는 단순한 인종차별주의자다. 인터넷에 의존한다는 뜻에서 넷우익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다.”



 - 일본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



 “ 재특회의 행동은 지지할 수 없지만 주장은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재특회 회원수는 1만3000명에 불과하지만 훨씬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재특회는 일본사회로부터 나온 ‘일본의 치부’라고 생각한다.”



 - 재특회가 한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와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다.



 “재특회는 인터넷 정기모임으로부터 시작했다. 혹시 일베를 ‘소수의 바보들’이라고 생각하진 않나. 우리도 그랬다. 하지만 동료 기자들은 재특회를 과소평가한 것을 반성하고 있다. 일부 일본인들의 속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었던 것이다.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언론이 일베에 대한 비판을 계속해서 저열한 주장은 용서받을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돼야 한다.”



 - 한국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일본인들 사이에도 재특회와 진지하게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를 꼭 하고 싶다. 재특회 시위대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재특회에 대한 항의 집회를 갖는다.”



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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