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은돈 클릭 세탁 … 사상 최대 7조원 적발

중앙일보 2013.05.30 00:53 종합 25면 지면보기
미국 사법당국이 60억 달러(약 7조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돈세탁 조직을 적발했다. ‘LR’이라는 디지털 머니를 이용해 자금세탁을 도운 코스타리카 소재 ‘리버티리저브’라는 회사다. 창업주 아더 부도프스키를 비롯한 5명이 스페인과 미국에서 체포됐고 2명은 수배됐다. 리버티리저브 온라인 사이트는 폐쇄됐으며 이와 연계된 2500만 달러의 세계 각국 은행 계좌도 미 사법당국에 압류됐다.


100만 명 가입한 온라인 업체
디지털 머니 거쳐 현금 환전
미 당국, 5명 체포 2명 수배

 디지털 머니는 온라인에서 통용되는 화폐다. 가명으로도 세계 각국에 설립된 중간거래상을 통해 실제 현금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리버티리저브도 이 점을 노렸다. 러시아·나이지리아·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미국 사법당국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국가에 중간거래상을 두고 디지털 머니와 현금을 바꿔줘 전 세계 마약·매춘·아동 포르노 등 범죄조직이 손쉽게 돈세탁을 하도록 도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뉴욕 연방검찰 프릿 바라라 검사는 “위장 잠입한 수사관이 ‘조 보거스(TV 드라마 탐정)’란 가명으로 ‘몽땅 훔칠 것’이란 계좌명에 ‘뉴욕주 완전 엉터리 시 가짜 메인스트리트 123번지’ 주소로 계좌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범죄자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명과 엉터리 주소로 돈세탁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리버티리저브는 전 세계 범죄자의 은행 노릇을 했다”고 덧붙였다.



 리버티리저브의 창업주 아더 부도프스키는 과거에도 불법 자금 거래 혐의로 미 사법당국의 레이더망에 걸렸다. 그러자 미국 시민권도 포기하고 코스타리카로 이주한 뒤 리버티리저브를 설립했다. 그러나 미 사법당국은 코스타리카는 물론 스페인·러시아 등과 공조로 부도프스키 일당의 돈세탁 조직을 집요하게 추적해 그를 기소했다.



 그러나 리버티리저브 처벌로 온라인 돈세탁을 근절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엔 리버티리저브 말고도 ‘비트코인(Bitcoin)’이나 ‘오픈코인(OpenCoin)’과 같은 디지털 머니가 널리 유통되고 있다. 리버티리저브와 다른 건 부도프스키와 같은 창업주가 드러나지 않은 채 전 세계 불특정 다수 네티즌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점뿐이다.



 미 국세청 범죄수사국 리치 웨버 국장은 “이탈리아계 마피아 알 카포네가 살아 있다면 그의 검은돈을 숨길 최적의 장소가 리버티리저브일 것”이라며 “돈세탁도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2006년 설립된 리버티리저브엔 가입자가 100만 명이 넘었고 거래 건수도 5500만 건에 달했다. 한국에도 온라인 직거래 장터가 설립된 것으로 미뤄 가입자가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당국도 이런 한계를 의식해 디지털 머니 전체를 불법화하는 데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규제를 하려다 디지털 머니가 지하로 숨어들어 단속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사상 최대 돈세탁 어떻게



1. 코스타리카 소재 디지털 머니 회사 리버티리저브에 가명 계좌 개설



2. 러시아·나이지리아 등의 중간거래상 통해 ‘LR’이라는 디지털 머니 구입



3. 가입자 간 복잡한 LR 거래 통해 자금 추적 힘들게 돈세탁



4. 중간거래상 통해 LR 현금화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