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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수에게 훈수 듣는 여야 … 새누리는 강봉균, 민주당은 김종인

중앙일보 2013.05.30 00:32 종합 8면 지면보기
강봉균(左), 김종인(右)
여야가 적수(敵手)로부터 한 수 배우는 시간을 갖고 있다.



 민주당은 29일 소속 의원 86명이 참여하는 공부 모임인 ‘혁신과 정의의 나라 포럼’(대표 원혜영) 첫 기조연설자로 박근혜 대선 캠프의 브레인이었던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초청했다. 새누리당은 31일 열리는 신임 원내지도부 워크숍에 민주당 3선 의원 출신인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강연을 부탁했다. 두 사람 모두 경제민주화에 대한 조언을 맡았다. 여야가 적장의 목소리를 먼저 듣기로 한 것은 두 사람에 대한 심리적 거리가 가깝다는 점도 작용한 듯하다. 김 전 위원장은 17대 국회에선 민주당 의원을 지냈고, 강 전 장관은 박근혜정부 초대 총리 후보로 거론됐었다.



 김 전 위원장은 포럼에서 “내 편, 네 편 가릴 것 없이 현재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는 염려를 많이 한다”며 독일 모델을 강조했다. 강연 요지는 이랬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셜 마켓’(사회적 시장경제)을 경제질서로 삼고 발전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정치사회적 안정을 이어가는 국가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를 배워라. 그러면 크게 혼란이 없을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독일의 민주주의는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힘에 의해 완성된 것이다. 2차 대전을 마무리짓는 포츠담 협정문(1945년)엔 ‘경제력 집중을 해체하지 않고선 국민의 후생과 정치적 민주화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다’고 명문화돼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가 만들어졌다. 사회적 시장경제에서 ‘사회’란 ‘경쟁메커니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정부가 제도적인 측면에서 해결한다’는 걸 의미한다. 이것이 경제민주화의 바탕이다.”



 김 전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경제 위기가 돌아오면 항상 ‘큰 대기업집단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해야만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는 착각”이라면서도 “경제민주화를 특정 세력을 제어하고 배제하는 차원으로 추진해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야권에 고언을 했다.



 그를 초청한 원혜영 의원은 “독일에서 공부한 지식과 경험을 기초로 경제민주화 개념을 도입한 김 전 위원장의 말을 통해 실질적으로 국민이 통제하는 시장경제를 제도화한 독일 사회를 우리가 왜 공부해야 하는가 알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강 전 장관이 강연할 워크숍 주제는 ‘새누리당이 취해야 할 경제민주화의 방향’(가칭)이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경제민주화가 이슈화되자 “실행하려면 증세가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했었다.



강인식·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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