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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젊은층 상대로 무주·절주 운동 펼칠 때

중앙일보 2013.05.30 00:30 종합 34면 지면보기
육군사관학교 교내에서 발생한 생도 음주와 성폭행 사건은 충격적이다. 육사생도는 전통적으로 음주·흡연·혼인이 금지돼 있지만 지도교수·훈육관·고위장교 등의 승인이 있으면 품위를 손상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음주를 허용한다. 하지만 축제기간 중 대낮에 교정에서 폭탄주가 돌고 성범죄로까지 이어진 것은 명예와 리더십을 앞세우는 육사 전통에 먹칠을 한 일이다.



 원칙적으로 금주인 육사생도가 음주사고를 낸 것도 문제지만 더 우려되는 점은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층의 도도한 폭음문화다. 대학가에선 신입생들에게 오리엔테이션부터 폭탄주를 비롯한 그릇된 음주 문화를 퍼뜨리고 선후배·친구 간 만남을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내는 풍토가 널리 퍼져 있다. 이 때문에 매년 새 학년 초나 축제 기간이면 음주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심지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번져가는 그릇된 술 문화의 일그러진 모습이다.



 대학생 음주를 연구해 온 헨리 웨슬러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2주 동안 한 자리에서 다섯 잔 이상의 음주를 한 사람’을 대학생 폭음자로 분류하는데, 이 기준을 적용하면 한국 대학생의 약 65%가 해당한다고 한다. 이들은 폭력·이성문제·음주운전 등 음주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대학이 고질적인 폭음 문화에서 벗어나려면 자율적인 무주·절주(無酒·節酒) 운동이 꼭 필요하다. 예로 가천대는 지난해 총학생회 주관으로 ‘캠퍼스 내 금주·금연’을 선언했으며, 올해부터는 학칙으로 강의실·학생회실·동아리방 등에서의 음주와 교내 술 반입을 금지했다. 서울대·동국대 등은 올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술 없이 진행했고,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이미 2009년부터 이를 실천 중이다. 대학들은 이런 자정활동에 적극 동참해 젊은이들이 절주 문화를 익히도록 도와야 마땅하다. 보건·교육 당국은 관련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대학가와 젊은층에서 절주 문화가 널리 퍼져나가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는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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