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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한국과 FTA 원하지만 … 내부선 ISD 두고 옥신각신

중앙일보 2013.05.30 00:17 경제 2면 지면보기
비숍(左), 예만(右)
호주는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한국 정부는 ISD가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제도라고 주장하지만 호주처럼 선진국 중에서도 ISD 없는 FTA를 맺고 있는 나라가 있는 셈이다.


지금껏 ISD 없이 FTA 체결
성장엔진 위해 적용 움직임

한·호주 간 FTA 협상에서도 ISD가 핵심 쟁점이다. 그러나 이런 호주에서도 9월 집권이 확실시되는 야당연합은 “ISD도 경우에 따라 협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국내 일각의 주장처럼 ISD를 절대악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다. 또 ISD를 반대하는 현 정부(노동당) 관계자도 FTA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ISD는 투자자가 상대국 정부의 법령·정책 등에 의해 피해를 봤을 경우 국제 중재를 하는 제도를 말한다. 22~24일 호주 캔버라·멜버른에서 인터뷰한 호주 외교통상부 관계자와 정치권의 얘기를 좌담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ISD에 대한 입장은.



 ▶존 랭트리 북아시아국 심의관=“한국과 호주 모두 해외 투자자를 보호하는 법률이 있다. 따라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ISD를 따로 둘 이유가 없다.”



 ▶딘 예만 FTA 국장=“ISD는 자칫 국내 투자자와 유권자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 예컨대 금연 정책에 대해 담배 회사가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또 호주 문제를 제3국에서 ISD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주권 침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줄리 비숍 외무장관 내정자=“ISD도 협상 대상이 될 수 있다. 현 정부처럼 이념적으로 집착하진 않을 것이다. 사안별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줄리 비숍은 자유당 등 야당연합의 차기 내각 구성원이다. 야당연합은 9월 집권이 확실시되며, 집권 시 그는 외무장관을 맡게 된다.)



 -ISD는 반대하면서 왜 FTA는 하려고 하나.



 ▶예만=“FTA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서로 파이를 키우는 것이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강화된다.”



 ▶랭트리=“FTA를 무역 득실의 문제로 보지 마라. 한국은 무역 흑자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이 바람에 서비스산업이 낙후됐고, 장기 불황의 한 원인이 됐다. 개방을 통한 개혁은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한국과 FTA를 하려는 이유는.



 ▶예만=“금융·법률 등 서비스 분야에서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본다. 서비스 분야의 발전은 한국의 창조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과 자동차 수출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



 ▶비숍=“한국에서 호주산 쇠고기와 와인 등이 FTA를 체결한 미국산의 위협을 받고 있다. 한국은 액정화면(LCD) 제작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도 미국에서 수입한다. 가능한 한 빨리 체결하고 싶다.”



 -양국 간 인적 교류 강화 방안은.



 ▶비숍=“호주는 과거 4만여 명의 외국 학생을 호주로 초청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앞으로 호주 학생이 아시아 국가로 나가 공부하면서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 호주 학교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의 하나로 배우게 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



정리=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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