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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타기에 붙은 '전승 취약 종목' 꼬리표 떼고 싶다

중앙일보 2013.05.24 03:10 부동산 및 광고특집 5면 지면보기
어린이날인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고궁박물관 야외마당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김대균 예능보유자가 줄타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뉴시스]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씨
9세 때 입문, 2000년 인간문화재 돼
보존 교육 받는 13명 아이들에 기대



높이 3m 작수목 두 벌 위에 걸쳐 맨 길이 10m의 줄. “쉬이” 소리에 3현6각(피리2·해금1·장구1·대금1·북1) 연주가 그치고 관객들도 덩달아 숨을 죽인다. 땅위를 걷는 듯 가벼운 발놀림. 관객들이 그제야 마음을 놓는다. 그야말로 잘하면 살판이요, 못하면 죽을 판이다. 줄광대와 어릿광대, 그리고 관객이 함께 만드는 전통놀이 줄타기. 1976년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했고, 2011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줄타기 전승은 줄타기보존회를 통해 이루어지며, 문화재청과 삼성화재의 ‘한 문화재 한 지킴이’ 지원을 받고 있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주인공 장생(감우성)의 대역으로도 잘 알려진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47)씨를 줄타기의 본향 과천에서 만났다.



 - 줄타기를 하게 된 계기는.



 “용인 한국민속촌에 근무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인간문화재 김영철 선생님의 줄타기를 수없이 보고 자랐다. 1976년 당시 줄타기 전수 제자가 없었던 김 선생님의 제안으로 입문했다. 내 나이 아홉 살이었다. 그 후 1982년부터 1994년까지 민속촌에서 매일 2회씩 공연 했다. 1988년에 선생님께서 돌아가시고, 2000년 제2대 인간문화재가 됐다.”



 - 문화재로서의 부담감은.



 “무형문화재 종목 가운데 줄타기는 ‘전승 취약 종목’으로 분류된다. 전승 부분에서 위태롭다는 뜻이다. 하루빨리 아이들이 성장해 이 ‘취약’ 꼬리표를 떼고 싶다. 이것이 부담이라면 부담이겠다. 하하.”



 - 줄타기 전승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 줄타기 교육은 기능보유자가 전수생을 지도하는 전수교육, 체험학습·하계캠프 등의 대중교육으로 구분된다. 현재 13명의 아이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과천시가 다방면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후원도 받고 있다.



 “그렇다. 삼성화재로부터 매달 일정 금액을 지원받고 있다. 큰 의미가 있다.”



 - 어떤 의미가 있는가.



 “액수와 상관없이 이런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메세나 활동 가운데에서도 ‘기업과 전통예술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후원자가 되어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기업의 임직원 나아가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에게까지도 정신적인 부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줄타기 교육을 통해 가슴 한편에 우리 문화 자산을 심어주고 싶다. 아이들의 역량은 다 다르다. 이 중에 줄타기를 진짜 사랑하는 친구도 나올 거고, 예술 전공자도 있을 거다. 예술 경영을 하는 친구도 생길 수 있다. 줄타기는 길라잡이 역할이고 나는 과정을 이끌 뿐이다. 앞으로도 우리 국민들이 민족 예술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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