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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은 다저스, 류현진 덕에 웃지요

중앙일보 2013.05.24 00:50 종합 25면 지면보기
류현진이 23일(한국시간) 밀워키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데뷔 후 최다인 7과3분의1 이닝 동안 던지고 2실점해 시즌 5승째를 따냈다. [밀워키 AP=뉴시스]


류현진(26·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열 번째 등판에서 5승(2패) 고지에 올랐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전에서 8회 1사까지 6피안타(1홈런)·2볼넷·2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그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내려앉은 다저스에 소중한 9-2 승리를 안겼다.

밀워키전서 7.1이닝 2실점 5승째
나흘만 쉬고도 체력 부담 떨쳐내
우타자 위협 체인지업으로 제압
팀 서부지구 최하위 탈출의 희망



 류현진의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 무렵 그의 주위에서 피어오르던 우려를 떨쳐낸 것이다. 나흘 휴식 후 등판, 체력 저하 걱정, 그리고 오른손 타자의 위협 등을 모두 이겨냈다.



 그는 이전 등판인 18일 애틀랜타와의 원정경기에서 5이닝 5피안타·2실점을 기록했다. 한화 시절부터 닷새 휴식에 익숙해 있는 류현진에게 나흘 휴식 후 등판은 상당한 부담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다 이닝(7과3분의1)을 던졌다. 투구 수 108개는 4월 26일 뉴욕 메츠전(109개) 이후 둘째로 많았다. 미국에서 네 번째 나흘 휴식 후 등판을 경험한 그는 나름대로 컨디션 관리를 잘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한국에선 류현진의 등판 간격이 길었지만 이젠 메이저리그 방식에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체력이 떨어졌다는 걱정도 털어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애틀랜타전에서 류현진이 지쳐 보여 교체했다”고 말했다. 쟁쟁한 상대와 긴 이동거리를 감안하면 힘이 떨어질 때가 됐다는 얘기가 많았다.



 류현진은 “오늘 잠을 잘 잤다. 날씨도 좋아 던지기 힘들지 않았다. 5승을 거둔 것에 굉장히 만족한다”며 웃었다. 국내에서 뛸 때도 체력과 부상에 대한 걱정을 샀지만 그는 영리하게 이겨냈다. 밀워키전 직구 스피드는 최고 148㎞에 그쳤으나 변화구와 제구력을 십분 활용했다.



 또 하나의 리스크는 오른손 타자였다. 밀워키는 이날 1번 아오키 노리치카를 제외한 모든 타자를 오른손으로 배치했다. 류현진이 왼손 타자 피안타율(0.222)보다 오른손 타자(0.253) 상대 기록이 높은 걸 의식한 것이다. 하지만 오른손 타자를 24차례 상대하는 동안 류현진은 안타 4개만 내줬다.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서클 체인지업을 잘 활용한 덕분이다. 다양한 공을 정확하게 던지는 그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류현진은 2월 스프링캠프 달리기 테스트에서 꼴찌를 했고, 운동장을 가로질러 뛰어 눈총을 받았다. 다저스가 6년 총액 3600만 달러(약 390억원)의 연봉을 주고 데려온 게 무리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위기가 올 때마다 더 강해졌다. 올 시즌 15승도 바라볼 수 있다.



 다저스의 부진으로 매팅리 감독의 경질설이 나온 가운데 제 몫을 하는 건 류현진과 커쇼뿐이다. 얼마 전 LA타임스는 “도박에 가까웠던 류현진의 영입이 성공으로 판명됐다”고 평론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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