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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에 1조 규모 중국인 투자이민 길 열렸다

중앙일보 2013.05.13 03:00 종합 13면 지면보기
정부가 1조원이 넘는 중국 자본 유치가 확정된 부산시 해운대 등 일부 지역에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외국인이 국내에 돈을 투자하는 대가로 거주 및 영주 자격을 얻을 수 있는 투자이민제 사례는 제주도와 평창·여수·인천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법무부는 20일부터 해운대관광리조트와 동부산관광단지에 각각 7억원과 5억원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가능한 거주(F-2) 자격을 주겠다고 12일 밝혔다. 같은 제도를 시행하는 나머지 4곳과 마찬가지로 지정된 휴양시설에 투자를 5년간 유지하면 영주권에 해당하는 F-5 자격을 부여한다.


7억원 5년 투자 땐 영주권
호텔 560실 1인 보유 가능
같은 조건 제주, 월 100억 유치

 정부는 부산에서 즉각적인 투자 유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운대관광리조트 측이 이미 중국계 자본인 K회사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의향서를 받아 양해각서(MOU) 체결을 마쳤기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K사가 거주 비자를 받는 조건으로 리조트 건물의 70여 개 층을 일괄 매입해 재분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2~3년 내 1조원이 넘는 외국 자본을 순차적으로 유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7억원 기준의 투자이민제 적용 대상은 해당 리조트의 2개 동(101층, 85층) 가운데 일반 호텔로 분류되는 560여 실이다. 동부산관광단지 내 호텔과 콘도의 경우 해운대보다 지가 및 분양 예정 금액이 낮은 점을 고려해 투자금액 5억원 이상으로 자격을 낮췄다.



 법무부가 투자 유치 실적에 즉각 반응한 이유는 기존 4곳 중 3곳의 투자 실적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겨울올림픽 특수를 기대했던 평창은 지정된 지 1년이 넘도록 외국인투자자와 단 한 건도 계약을 맺지 못했다. 여수와 인천도 사정은 비슷하다. 정부는 고심 끝에 지난달 평창과 인천의 투자 기준 금액을 각각 10억원에서 5억원으로, 15억원에서 7억원으로 절반 이상 낮췄지만 아직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내 외국인 투자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은 휴양시설을 단독 소유할 수 있는 제주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2인·5인 공동소유 규제가 있는 나머지 지역들은 상대적으로 유치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최근 한 달에 70억원 선이던 투자 유치액이 10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3월 말 기준 2497억원(383건)이던 투자 실적이 한 달 새 2657억원(409건)으로 뛰었다. 하지만 제주도에만 투자가 몰려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부는 부산에서도 1인 소유가 가능한 일반 호텔 객실에 투자이민제를 우선 적용해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 부호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는 앞으로도 휴양시설 등 외국인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투자이민제를 적극 장려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투자이민제로 유치된 2657억원에 따른 지방세수 증가는 9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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