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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에게 희망을 드립니다 … '힐링 그래픽' 전도사

중앙일보 2013.05.13 01:24 건강한 당신 7면 지면보기
핑크리본은 유방암 예방 캠페인을 상징한다. 한국유방건강재단이 유방 건강과 유방암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0년에 시작했다.


[인터뷰] 유방암 예방 전시회 준비하는 김승민 교수

캠페인의 상징인 핑크리본으로 그래픽 아트(일러스트레이션의 일종, 삽화)를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 덕성여대 시각디자인학과 김승민(50·사진) 교수다. 내년 초 전시가 목표다. 10여 점의 작품을 준비하려면 약 2년이 걸린다. 핑크리본으로 어떤 작품이 나올지 궁금했다. 지난 7일 오전 서울대병원 암병원에서 만난 김 교수는 “1급 비밀이어서 알려줄 수 없다. 전시회에서 확인해 달라”며 궁금증을 키웠다.



김 교수는 가족 중 암 환자가 한 명도 없다. 그런 그가 유방암 환자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김 교수는 해피 스토리(Happy story) 작가로 통한다. 김 교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모두 행복한 표정과 상황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김 교수도 인터뷰 내내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김승민 교수의 작품 ‘행복한 유치원’.
그의 작품 대부분은 어린이와 의인화한 동물을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색채도 화려하다. 작품 한 점을 제대로 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마치 여러 장의 그림을 한 장에 담아낸 듯 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김 교수가 지금까지 연 작품전은 모두 해피(HAPPY)로 시작한다. 행복한 세상(HAPPY WORLD), 행복한 계산(HAPPY COUNTING), 행복한 이야기(HAPPY STORY)···.



김 교수는 교육만화도 내놓고 있다. ‘알면 보인다’, ‘우리 역사 우리 지리’ 시리즈 등이 있다. 국내에서 교육만화로 많이 알려진 것은 이원복 교수의 ‘먼 나라 이웃 나라’. 김승민 교수는 이원복 교수의 첫 제자다.



환자와 거리가 있었던 김 교수에게 변화가 생긴 건 2000년대 후반 한국유방건강재단 노동영 이사장(서울대병원 외과 교수)을 만나면서부터다. 노 이사장을 통해 유방암을 비롯한 암 환자의 힘든 투병 생활을 접했다.



2011년 오픈한 서울대병원 암병원 병원장에 취임한 노 이사장이 어른도 힘든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소아암 환자를 위해 김 교수 작품을 병원에 전시하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그림을 통해 환자와 가족이 꿈과 희망을 갖고 건강과 행복을 찾길 바라는 마음에 흔쾌히 승낙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작품이 ‘힐링 그림’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런 인연으로 지난해부터 한국유방건강재단 홍보이사를 맡고 있다.



김 교수의 작품은 1층 종양영상센터 입구와 6층 입원실 복도에 있다. 종양영상센터에 있는 작품은 1m50㎝x94㎝의 ‘행복한 학(HAPPY STORK)’. 암 환자들은 암의 정체를 최종 확인하는 종양영상센터를 가장 무서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무병장수를 의미하는 십장생 중 하나인 학을 한 개의 선으로 완성한 작품(One line art)”이라며 “불교의 윤회사상을 담아 암 환자의 건강과 쾌유를 기원하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작품을 암병원에 계속 전시할 계획이다. 그는 “내년 초 있을 핑크리본 전시회가 유방암을 포함한 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달 30일부터 6월 9일까지 경기도 파주 갤러리 화이트 블록에서 ‘행복한 동물원(HAPPY ZOO)’ 전시회를 연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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