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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 무시하다… 가스폭발 경찰 7명 화상

중앙일보 2013.05.13 00:34 종합 13면 지면보기
오토바이 수리점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하던 40대가 긴급 출동한 경찰에 검거되는 순간 LP 가스통 2개를 터트려 경찰관 등 8명이 화상을 입었다. 경찰이 대응 매뉴얼에 맞춰 신중히 현장에 진압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안타까운 사고였다.



 사고는 11일 오후 2시53분쯤 경북 포항시 효자동 한 오토바이 수리점에서 발생했다. 수리점 주인인 복모(48)씨는 이날 오후 2시34분쯤 119에 “5분 뒤 수리점을 폭발시키겠다”고 신고했다. 119 상황실은 즉시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포항 남부경찰서 경찰관 7~8명이 오후 2시43분쯤 현장에 도착한 뒤 유리창과 문을 부수고 진입했다. 복씨가 LP 가스통의 연결 호스를 자른 상태여서 이미 수리점 안에는 가스가 가득 차 있었다.



 경찰관 7명 가운데 3명이 수리점 안쪽 방으로 들어가 비스듬히 누워 있던 복씨를 붙잡았다. 복씨의 몸을 일으켜 세우고 밖으로 끌어내려고 하는 순간 복씨가 라이터를 꺼내 불을 댕겼다. 순식간에 불길과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복씨는 물론 경찰관 7명이 화상을 입었다. 복씨도 중화상을 입었다.  



경찰이 현장 대응 매뉴얼을 잘 지켰다면 폭발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폭파 위협 용의자를 체포하면서 수갑을 채우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실책이다. 경찰청이 배포한 사건별 초동조치 241호에 따르면 폭파 협박 현장에 도착하면 건물 외곽 등에서 거리를 두고 상황을 파악한 뒤 112타격대와 폭발물처리반에 지원을 요청하도록 돼 있다. 경찰은 이를 지키지 않고 보호장구조차 없이 현장에 뛰어들었다. 경북경찰청 정지천 강력계장은 “다급한 상황이어서 현장 책임자의 결정으로 진입했다” 고 말했다. 경찰은 복씨가 카드빚 1500만원 때문에 동거녀와 다툰 뒤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항=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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