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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마케팅 권한, 소비자에게 이양하라

중앙일보 2013.05.07 00:38 경제 10면 지면보기
이주현
제일기획
글로벌 디지털캠페인팀장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상품을 파는 것이다. 그간 논의의 대부분은 ‘새로운 기술로 어떻게 소비자들을 설득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왔다. 그러나 스마트폰이나 소셜미디어 등 최근의 다양한 디지털 매체들은 마케팅을 할 때 ‘어떻게 소비자들을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게 한다.



 이는 새로운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에서 비롯된다. 과거에는 소비자를 ‘설득해야 하는 대상’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에 힘입어 소비자의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이에 따라 이런 소비자의 능력을 마케팅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더 나아가 소비자에게 더 많은 능력을 제공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접근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바로 ‘임파워먼트 마케팅’이다.



 임파워먼트 마케팅은 소비자가 예전에 비해 훨씬 많은 정보를 갖게 됐고, 소비자들 간 네트워크가 꾸려지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지인의 이야기에 큰 신뢰를 보낸다는 점에 기반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 개인이 브랜드와 유사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임파워먼트 마케팅은 소비자의 능력과 권한을 인정하되 이로부터 비롯되는 집단적 의견을 브랜드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소비자를 ‘수동적인 군중’이 아니라 동료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입장을 대변하는 ‘지지자’이자 커뮤니케이션의 ‘주도 세력’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소비자의 영향력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경우는 스마트폰 마케팅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제품에 관심을 가진 소비자들이 출시 전부터 제품 관련 전망을 쏟아내며 사람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또 출시 후에는 다양한 제품평을 소개한다. 과거 제조업체가 했던 마케팅 활동을 이제는 소비자가 대신 해주고 있다. 마케팅 담당자는 파워블로거 등 온라인에서 영향력 있는 소비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소셜미디어에서 여론을 모니터링하며, 소비자가 올바른 정보를 볼 수 있도록 관리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애드바이미’라는 국내 광고 솔루션 기업은 아예 소비자로 하여금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 메시지를 작성하게 하고, 광고 집행에서 발생한 수익을 작성자와 나누는 새로운 광고 방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렇게 임파워먼트 마케팅의 성공 여부는 마케팅의 권한을 소비자에게 얼마나 이양하고 소비자의 자율성을 얼마나 보장하느냐에 달렸다. 브랜드에 관한 정보를 소비자들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일시적으로는 브랜드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수도 있지만, 이조차 용인할 수 있는 포용력과 소비자에 대한 믿음, 그리고 과정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마케팅은 이제 ‘통제’가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 됐다. 통제를 시도하기에 시장은 너무 커지고 다변화됐다. 앞으로 마케팅은 브랜드 스토리를 소비자가 직접 만들어 전파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이 주 현 제일기획 글로벌 디지털캠페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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