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위안춘 동네서 또…출동 경관, 문밖서 1시간 머뭇

중앙일보 2013.05.06 01:08 종합 14면 지면보기
성폭행 전과 누적으로 전자발찌를 부착 중인 20대 남성이 스포츠마사지 여성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112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현장 진입을 머뭇거리다 성폭행이 끝난 뒤에야 피의자를 검거해 초동대처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공교롭게도 1년여 전 경찰의 늑장 대응으로 피해자가 구출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살해당했던 우위안춘(吳原春) 사건 현장과 5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성행위 보고도 진입 안 해 논란
경찰 “강제성 없는 것으로 오인”



 5일 경기도 수원중부경찰서는 출장 스포츠마사지 여성 A씨(36)를 자신의 주거지로 불러 성폭행한 혐의(특수강도강간)로 임모(26·주차요원)씨에 대해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3일 오전 3시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수원시 지동 자신의 집으로 마사지 여성을 불렀다. 하지만 출장 마사지 여성 A씨의 휴대전화는 임씨 집 안으로 들어간 직후 꺼졌다. A씨를 차로 이곳에 데려다 준 마사지업소 남자 종업원은 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오전 3시33분 112 신고를 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상황실은 즉시 출동지령(코드1)을 내렸다. 동부파출소 경찰관 2명이 2분 뒤, 같은 파출소 소속 유모(55) 팀장 등 3명이 7분 뒤 각각 현장에 도착했다. 현장 경찰관들은 피의자 임씨의 집 창문을 통해 임씨와 A씨의 성관계를 목격했다고 한다. 이들은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도구를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진입을 결정하지 않고 1시간 동안 밖에서 기다리다 피해자 A씨가 옷을 입고 밖으로 나온 뒤에야 집안으로 들어가 임씨를 붙잡았다. 현장에서는 임씨가 A씨로부터 빼앗은 현금 2만9000원과 침대 밑에 있던 흉기가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의 초동대응 부실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경찰은 우위안춘 사건을 계기로 ‘위급상황 시 가택 출입·확인 경찰활동 지침’을 마련해 지난해 12월 시행에 들어갔다. 범행 현장 또는 범행 발생이 우려되는 곳에는 강제적 방법으로 가택에 진입해 범행을 제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처음에는 강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 데다 인질극 등 위해행위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해 무리하게 강제진입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이 스스로 적극적 진압을 위해 제도를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경찰관들이 여전히 수세적인 방법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임씨는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의 성범죄로 실형을 산 뒤 올 2월 출소하며 5년간 전자발찌 착용 명령과 함께 법무부의 보호관찰 상태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윤호진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