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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숭례문…새 600년 이끌 아이들 향해 활짝

중앙일보 2013.05.06 00:57 종합 16면 지면보기
“숭례문이 다시는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했어요.”


어린이날 다시 열린 국보1호
현판 의미, 홍예문 색깔
꼬치꼬치 물으며 역사공부
“견학 프로그램 있었으면… ”

 5일 오후 서울 숭례문 중앙 통로인 홍예문(虹霓門). 이곳에서 만난 초등학생 박지혜(10)양이 커다란 돌담에 두 손을 가지런히 올려놓은 채 말했다. 함께 있던 어머니 김수희(46)씨는 “중요한 역사 현장이기에 직접 만져보고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며 “올 어린이날은 다른 해에 비해 의미가 크게 남을 것 같다”고 거들었다.



 2008년 방화로 훼손된 ‘국보 1호’ 숭례문이 돌아왔다. 5년3개월간의 복원을 마친 후 지난 주말 공개된 숭례문의 주인공은 어린이들이었다. 특히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부모들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많았다.



 이날 숭례문에는 개장 시간인 오전 9시 이전부터 관람객 100여 명이 밀려들었다. 답답해진 아이들은 아빠의 어깨 목말을 타고 차례를 기다리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관객이 총 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4일에도 5000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들 위한 프로그램 없나





아이들에게 숭례문은 ‘신기한 것투성이’다. 광장에 들어선 아이들은 엄마, 아빠에게 연신 질문을 해댔다. 한자로 쓰인 현판의 의미부터 돌담에 왜 구멍이 있는지, 같은 돌담인데 색이 왜 조금 다른지 등 궁금증은 끝이 없었다. 홍예문 천장에 그려진 용 문양을 보며 “무슨 물감으로 그린 거냐”고 묻기도 했다. 초등학교 1학년, 유치원생 두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은 김윤영(39)씨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재미있어 한다. 나도 잘 모르는 부분까지 관찰하고 질문을 해 조금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숭례문 입구 오른편에는 안내판이 서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숭례문을 자세히 알려주는 자료가 부족해 보였다. 현장을 찾은 한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숭례문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견학 프로그램이 따로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새 시대로 나아가는 문



4일 오후 열린 숭례문 복구 준공식에도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주인공으로 참여했다. 미래의 희망이자 주역들이 직접 참여해 새 시대로 나아가는 문을 열자는 의미다. 현판 제막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복원공사를 이끈 장인들 외에 ‘여자 탁구 꿈나무’로 꼽히는 이승미(12·천안용곡초)양과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에 출연했던 지대한(13·안산서초)군이 참가했다.



 2010년 어머니와 함께 대한민국에 온 탈북자 가정의 김진주(10·동작초)양과 국제물리올림피아드 금메달 수상자 임재모(19·서울과학고)군은 개문 행사에 참여해 닫혀 있던 홍예문을 두 손으로 힘껏 열었다. 다문화가정 어린이인 장헤라(12·안산원곡초)양은 박 대통령과 함께 숭례문 옆 동산에 ‘희망’을 상징하는 돌단풍을 심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국민들이 보다 편하고 흥미롭게 숭례문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희·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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