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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린이날 비 안 온대요

중앙일보 2013.05.04 01:47 종합 2면 지면보기


어릴 적 어린이날(5일) 전날엔 늘 잠을 설쳤다. 선물도 선물이지만 화창한 봄날 엄마·아빠 손을 잡고 나들이 갈 기대에 마음이 들떠서다.



 그런 점에서 보면 ‘계절의 여왕’인 5월에 어린이날이 있는 우리 아이들은 행복한 편이다. 캐나다 등 세계 100여 개국의 어린이날은 11월 20일이다. 1959년 유엔총회가 아동권리선언을 선포한 날이다. 인도의 어린이날도 11월(14일)이다.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탄생 기념일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소련 국가들과 중국·북한 등은 세계여성민주동맹이 ‘어린이 보호의 날’로 지정한 6월 1일을 어린이날로 기념한다.



 우리 어린이날은 1923년 색동회가 처음 제정했을 땐 5월 1일이었다. 이후 5월 첫째 주 일요일로 바뀌었다가 해방 뒤인 1946년 현재와 같은 5월 5일로 결정됐다. 법정공휴일이 된 건 75년부터다.



 나들이를 가는 날엔 날씨가 좋아야 한다. ‘제발, 어린이날엔 비가 안 오게 해주세요’하고 기도했던 기억도 난다. 동심의 호소가 통했을까. 실제로 어린이날에 비가 온 적은 많지 않다. 최근 5년 동안 어린이날 서울에 비가 온 경우는 2008년 0.1㎜가 내린 게 전부다. 올해 어린이날도 전국 대부분이 맑을 전망이다. 어디를 가나 복잡하겠지만 눈 딱 감고 아이 손을 잡고 나서 보자. 어른에겐 수많은 날 중 하루일 뿐이지만, 아이들에겐 1년을 기다려온 ‘그날’이니까.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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