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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역사와 문화를 되살린 숭례문 복구

중앙일보 2013.05.01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2008년 2월 방화로 훼손됐던 숭례문이 5년3개월의 복구공사를 끝내고 4일 복구 기념식을 한다. 숭례문 복구는 276억7000만원의 예산을 들이고 연인원 3만5000여 명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의 문화재 복구 사업이라는 사실을 넘어서는 상징성이 있다. 화재 손상 회복 수준이 아니라 조선 초 창건 당시의 모습을 되찾는 역사성 회복의 과정이라는 의미가 있다. 중요 무형문화재 보유자를 비롯한 전통 장인들이 참여하고 다양한 조사·연구를 통한 철저한 고증으로 원형을 최대한 살렸다는 점에서 뜻깊다.



 사라졌던 전통 작업방식을 되살린 점은 국민에게 문화적 자부심을 안겨줄 만하다. 전통 방식으로 돌을 쪼고 다듬고, 기왓가마에서 가마를 하나하나 구워올린 것은 장인들에게는 물론 국민에게도 감동적인 경험이다. 근대기에 본래 모습을 잃었던 단청 문양을 최대한 건립 당시와 비슷한 모습으로 되살리고, 6·25전쟁 때 훼손돼 임시 복구됐던 현판의 원래 글씨체를 되찾은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일제가 도로를 내기 위해 철거했던 좌우 성곽을 일부나마 복원해 원래의 위용을 짐작할 수 있게 한 것은 참으로 가슴 후련한 일이다. 이처럼 숱한 세월 동안 잘못 변형된 부분을 적극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복구를 넘어 숭례문의 문화적 부활이라 할 만하다.



 내열벽돌과 화재경보시스템·스프링클러 등 현대 기술을 가미하는 등 전통이라는 강박관념에 빠지지 않은 점도 돋보인다. 이번 복구를 통해 전통의 진화를 이뤄낸 점은 무엇보다 소중한 성과다.



 그 과정은 고스란히 한국 문화의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다. 화재라는 불행을 오히려 한국문화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발전시킨 것이다. 장인들과 전문가들의 열정, 그리고 문화재 당국의 이해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일을 추진한 결과이기도 하다. 숭례문 복구가 한국문화 발전의 전기가 되는 것은 물론 문화유산이 어이없는 사고로 훼손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보호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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