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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파 이승만이 단연 1위 … DJ·MB가 공동 2위

온라인 중앙일보 2013.04.28 08:37
역대 대통령 8명의 영어 실력을 분석한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의 『대통령의 공부법』에 따르면 1등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차지했다. 19세기(1875년생) 사람인 그는 20세에 배재학당에서 미국 선교사들에게 영어를 배웠다. 30대에 유학길에 올라 국내 최초로 미국 대학(프린스턴대)에서 박사(정치학)를 받았다. 이렇게 익힌 영어로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미 의회에서 연설을 했다. 또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등 미국 지도부와 한반도 정세를 자연스럽게 논했다.


역대 대통령 영어 실력은

2등은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차지했다. DJ는 1970년대 옥중에서 영어 공부에 열중했고 80년대 초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하면서 학습에 가속도를 냈다. 에머리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DJ는 1985년 그의 암살 가능성을 우려한 미국 의원들과 함께 귀국할 만큼 워싱턴 정계와 깊숙한 인맥을 쌓았다. 98년 대통령이 된 그는 미국을 찾을 때마다 공식 연설을 대부분 영어로 했다. 98년 미국에서 ‘올해의 인권상’을 수상하며 한 영어 연설은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MB는 27년간 현대그룹에서 일하면서 국제 세일즈맨으로 살았다. 70년대 현대건설 대표 시절엔 1년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냈다고 한다. 이런 과정에서 익힌 ‘실무형 영어’가 MB의 무기였다. “You drive? I drive (당신이 운전한다고요? 내가 할게요)” 같은 단순하면서 알아듣기 쉬운 영어를 구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조지 W 부시·버락 오바마 등 미국 대통령을 친구로 만들었다.



영어 하위권에는 박정희·김영삼(YS)·노무현 전 대통령이 포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일본어 세대였고, YS와 노 전 대통령은 국내에서 민주화 투쟁을 했다. 그 때문에 이들은 영어를 익힐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YS의 대통령 시절 경상도 억양이 밴 그의 영어는 유머 소재로 자주 쓰였다. 또 특유의 직설적 화법은 영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YS의 영어 통역을 맡았던 박진 전 의원은 “YS가 뉴욕타임스의 데이비드 생어 기자와 인터뷰를 하다가 ‘미국은 북한에 질질 끌려다니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 ‘끌려다닌다’는 말을 어떻게 완화해서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led on’으로 통역했는데 이 말이 다음날 뉴욕타임스 기사 제목으로 뽑혔다”고 회고했다.(박진『청와대 비망록』237쪽)



노 전 대통령은 해외 연설을 대부분 한국어로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미국을 싫어해 영어 연설을 피한다”는 말도 돌았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비공식 연설은 영어로 하기도 했다고 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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