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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허가제로 서비스 질 높지만 시설 부족

온라인 중앙일보 2013.04.28 02:17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사회보험으로 보장하는 대표적 국가로는 독일·일본을 꼽을 수 있다. 독일은 1996년부터 장기요양보험제를, 일본은 2000년부터 개호(介護·수발)보험제를 각각 운영해 왔다. 독일은 우리의 건강보험공단에 해당하는 ‘장기요양금고’가, 일본은 우리의 기초 지자체에 해당하는 시·정·촌(市·町·村)이 보험자다. 2008년 우리 정부가 관련 제도를 만들 때도 이런 사례를 참고했다.


외국에선

각국 특성상 세부 운영 체계는 다르다. 우선 요양시설의 지정과 관리, 평가 방법에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일정 요건을 갖추면 누구나 요양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신고제다. 이와 달리 일본은 허가제를 채택했다. 서비스 질을 담보하기 위해 정부가 더 깐깐하게 관리하는 셈이다. 일본의 요양시설은 사회복지법인에서 위탁운영을 하거나 지자체에서 직영을 하는 두 가지 형태다. 요양서비스가 필요한 노인의 집으로 요양보호사가 찾아가는 재가 방문 서비스는 민간에도 문을 열었지만 요양시설은 개인사업자가 운영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유애정 부연구위원은 “노인장기요양은 공공의 영역인데 민간에서 담당하면 질 좋은 서비스가 담보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가제의 부작용도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허가제로 운영하다 보니 요양원 숫자가 부족하다. “요양원 들어가려고 기다리다 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노인장기요양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요양보호사와 별개의 개념인 국가자격증 ‘케어 매니저’도 만들었다. 대상 노인별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 계획을 짜는 역할을 한다. 당사자들의 욕구를 세심히 반영하기 위해서다.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도 노인장기요양서비스 개혁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요양시설 지정과 사후 평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이 진행돼 왔다. 제도 시행 초기엔 요양시설이 한 번 인증을 받는 걸로 끝이었지만 이젠 5~6년마다 다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여기엔 2007년 ‘콤슨 사태’도 한몫했다. 대형 민간노인요양업체인 콤슨이 지원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 강제 폐쇄 명령을 받았다. 그러면서 노인요양서비스의 근간이 흔들렸다. 콤슨이 갑작스레 문을 닫아 서비스를 못 받게 된 노인들을 두고 ‘개호 난민’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콤슨 사태 여파로 이듬해인 2008년부터 불시에 요양시설을 점검할 수 있는 감시장치가 생겼다. 이는 독일도 마찬가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우덕 연구위원은 “독일도 최근 평가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세 번 경고를 주고도 개선이 안 되면 해당 시설과 계약을 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시설이 워낙 많다 보니 전수조사는 안 되고 샘플링을 하지만 그래도 효력이 있다. 우리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전수진 기자 sujin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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