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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력+제구력 … 시속 90마일로 98마일 효과

온라인 중앙일보 2013.04.28 00:02
지난 26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의 메이저리그 경기를 중계하던 현지 해설진은 이렇게 말했다. “시속 90마일(약 145㎞)의 패스트볼이 98마일(약 158㎞)로 느껴질 정도로 위력적이다.”


ML 돌풍, 류현진 직구의 비밀

류현진




 이날 7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류현진(26·LA 다저스)을 두고 한 말이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뛰어난 피칭을 했다. 공격적이면서 안정적이었다. 돈 매팅리(52) 다저스 감독은 “좋은 패스트볼을 앞세워 효과적으로 던졌다”고 평가했다.



 미국인들이 말한 패스트볼(fast ball)은 우리가 직구(直球)라고 표현하는, 투수가 타자에게 던지는 빠른 공이다. 이날 류현진의 패스트볼은 아주 빠르지도, 그렇다고 직선으로 날아오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의 공은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이날 류현진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89.7마일(144.4㎞)이었다. 6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던 지난 21일 볼티모어전에서 기록한 직구 평균 스피드 90.0마일(144.8㎞)에 미치지 못했다. 수치로 보면 26일 류현진의 직구는 이전 네 차례 등판에 비해 떨어졌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가장 좋았다.



 기록된 스피드와 체감 스피드는 다르다. 투구의 움직임이 좋고 컨트롤이 잘됐다면 스피드건에 찍힌 구속 이상의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투구 속도와 궤적을 추적하는 ‘PitchF/X’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류현진이 21일 던진 패스트볼은 8.86인치(22.5㎝)의 상하 이동을 기록했다. 26일에는 상하 움직임이 11.96인치(30.4㎝)로 집계됐다.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공의 회전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움직임이 커진 것이다. 볼티모어 타자 중엔 류현진의 직구에 헛스윙한 타자가 하나도 없었지만, 메츠 타자들의 직구 헛스윙률은 6%였다. 맞더라도 방망이 중심을 벗어났다.



 그뿐 아니라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활용하면 직구의 위력은 더 높아진다. 류현진을 상대한 국내 타자들은 “류현진의 공은 몸에 맞을 것 같거나 방망이가 닿지 않을 만큼 멀게 보인다”고 말했다. 자로 잰 듯한 제구력으로 타자 몸쪽에 붙였다가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공을 던지면 속수무책이다. 뛰어난 피칭 메커니즘에서 나오는 회전력 높은, 게다가 정확하기까지 한 그의 직구는 숫자로 나타난 것 이상의 위력을 갖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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