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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재팬' 전략으로 엔저 대응하라

중앙일보 2013.04.25 00:55 경제 8면 지면보기
실적 시즌을 앞둔 일본 증시가 급상승하고 있다. 엔화 약세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을 예상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 없는' IT 관련 종목
'일본과 경쟁 않는' 호텔·레저
'일본보다 저평가' 유통 유망

 24일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2.32% 오른 1만3843을 기록했다. 닛케이 주가가 1만3800 선을 넘어선 건 2008년 6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최근 들어 도쿄 증시에서는 수출주는 물론 내수주까지 급등하고 있다. 4월 들어 유틸리티(19%)와 금융(16.5%) 업종의 주가 상승률은 자동차 등 경기소비재(12%)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6년 만에 최고 실적이 예상되는 이번 실적 발표가 오히려 외국인들의 일본 편애를 완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엔화 약세의 부정적 측면과 한국 기업들의 상대적 저평가가 부각될 것이란 기대가 근거다.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기업에는 날개를 달아주고 있지만 수입 물가 상승이란 부담도 안긴다. 일본은 LNG(액화천연가스)의 최대수입국이다. 석탄은 두 번째, 원유는 3위의 수입국이다. 전체 수입에서 원자재의 수입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그동안은 강한 엔화 환경에서 수입해온 저렴한 원자재를 썼지만 앞으로는 엔화 약세하에서 수입해온 비싼 원자재 값이 반영된다”며 “수입물가 상승이 4월 이후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런 우려 때문에 최근 들어 일본 에너지와 소재 업종 기업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투자 부진도 일본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는 요소다. 대우증권 한치환 연구원은 “일본 자동차 업종과 기계업종은 199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보다 높은 수준의 투자를 유지했지만 철강과 화학 기업은 한국보다 투자가 더 부진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일본 기업들이 향후 엔저 효과를 계속 누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BOJ)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일본 대기업들은 인구 감소와 과잉 설비 등을 이유로 올해 투자를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대신증권 김승현 연구원은 “일본은 수출보다는 내수 위주의 국가라 엔저가 일본 경기 회복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올 하반기 이후에는 일본 증시에 견줘 저평가된 한국 증시의 매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엔저에 따른 일본 기업들의 약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 전략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일본과의 글로벌 경쟁 체제하에서 유망한 국내 기업을 고르는 방법을 ‘X-재팬 전략’이란 이름으로 제시했다. 즉 ▶일본에는 없는 기업 ▶일본과 경쟁하지 않는 기업 ▶일본보다 싼 기업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종목을 고르라는 것. 첫 번째 유형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 업체들이 꼽힌다.



일본의 IT산업은 엘피다 등 대형 기업들이 몰락하고 남은 회사도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한국 기업을 따라잡기에 역부족이다. 두 번째 유형으로는 호텔·레저업종 등이 거론된다. 신한금융 이경수 연구원은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일본보다 한국을 선호하고 있다”며 “특히 내국인 출국자가 주요 고객인 국내 여행업종은 엔저 영향을 별로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유형은 일본 동종 업계 주가보다 저평가된 유통·은행·반도체 등이 꼽힌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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