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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고령 직원, 임금 대비 생산성 낮은데 …"

중앙일보 2013.04.24 02:10 종합 4면 지면보기
“자동차 업체 근로자 중 퇴직 후 정비센터를 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거의 없습니다.”


연공서열 문화도 정년 연장 걸림돌

 한 자동차 업체 임원의 얘기다. 자동차 조립 라인에서 특정 작업만 반복하다 보니 자동차 전체를 이해하고 정비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은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임원은 “편하고 익숙한 일만 하는 분위기 속에선 오래 근무했다고 해서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는다”며 “자동화·표준화로 인해 숙련 근로자가 필요한 분야도 점점 줄고 있다”고 말했다.





 정년 연장에 대한 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다. ‘임금을 더 많이 받는 장기 근속자일수록 생산성이 더 높은가’라는 반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한국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생산직 근로자는 신입사원보다 2.4배의 임금을 받는다. 그러나 생산성은 오히려 반대다.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근로자의 생산성은 34세 이하의 60% 수준으로 평가된다. 또 35세 근로자는 임금 대비 생산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비율이 42%지만 55세 이상은 이 비율이 25%로 뚝 떨어진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고령 직원의 생산성과 임금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선 임금 피크제 등 임금 체계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몇몇 기업을 빼놓고는 연공형 임금 체계를 손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연공서열 중심의 직장 문화도 정년 연장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은 “30대 팀장과 40대 팀원이 어색함 없이 일하는 조직문화가 먼저 형성돼야만 고령자의 조직 기여도가 높아지는데 국내 현실에선 이런 조직은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미 2000년대 초반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을 검토했던 삼성 등 몇몇 대기업도 이런 문제로 인해 도입을 미뤘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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