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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이 성형외과 영업 하는 나라, 세계 제일 일 수 밖에요"

중앙일보 2013.04.24 01:57 강남통신 4면 지면보기
김수신(63) 레알성형외과 원장은 국내 성형외과 전문의 2세대다. 미국에서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증을 딴 뒤 돌아와 세브란스에서 국내 처음으로 성형 전문 진료를 한 유재덕 박사 등 유학파가 1세대라면 이들이 각 대학에서 배출한 사람들이 김 원장을 비롯한 2세대다. 1970~80년대만 해도 산업현장에서 다친 사람을 치료하는 재건수술이 성형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90년대에도 미용성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매우 안 좋았다. 그러나 김 원장은 91년 압구정역 앞에 자신의 이름을 단 성형외과를 개원하면서 강남에 성형외과 시대를 열었다. 그를 만나 한국의 성형 열풍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수신 원장이 말하는 성형

-한국 성형 수준이 매우 높다.



 “맞다. 80년대 이전만 해도 일본에 밀렸지만 이젠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80년대 초반 미국에서 귀국한 백세민 박사의 출현으로 획기적인 전환을 맞이했다. 성형이라고 하면 언청이 수술 정도를 떠올리던 시절 백 박사는 미 학회지에 안면성형술 관련 논문을 기고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때부터 미용성형이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양악수술이 80년대에 시작됐다는 말인가.



 “그렇다. 하지만 당시는 턱이 심하게 빼뚤어진 사람을 고치려는 치료 목적이었다. 워낙 위험하고 환자 고통이 크기 때문에 ‘죽자 살자 수술’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이런 수술을 지금은 시내버스에 광고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중국 등 외국에서는 국가 허가를 받아 제한적으로 할 수 있다. 미용을 위해 절대 권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유독 성형이 발전한 이유가 뭘까.



 “과거 미국에서 성형을 배워 올 때만 해도 백인을 위한 수술이라 동양인에게 맞지 않았다. 동양인에게 맞는 수술법을 개발한 게 성공 비결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 한국인은 비판의식이 강하다.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강하게 항의하기 때문에 의사는 더 완벽한 걸 추구하고, 그 결과 다양한 수술법을 끊임없이 내놓게 됐다. 우리나라는 성형에 관한 뜨거운 관심과 따가운 지적이 공존하는 곳이다. 또 외국과 달리 우리는 블로그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성형에 대해 조목조목 정보를 올린다. 한마디로 전 국민이 성형외과 영업 중이다. 이렇게 치열하게 평가하는 사람이 세계 어디에 있겠나. 그런 채찍질 이 지금의 뛰어난 성형외과 전문의를 만들었다. 동양인 성형으론 한국 의사가 최고다. 특히 2000년대 이후 한류 바람을 타고 더 날개를 달았다. 한국 성형이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외국 환자가 많은가.



 “외국인 환자의 90%가 중국인이다. 중국인의 구매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 비싼 수술비를 현금으로 척척 낸다. 가끔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들고 오나’ 궁금할 정도다. 중국인이 굳이 강남 성형외과를 찾는 건 한류 배우처럼 예뻐질 거라는 환상 때문이라고 본다.”



-성형을 이렇게 많이 하는 게 꼭 좋은 것 같지는 않다.



 “너무 육신의 욕망에 사로잡혀 살고 있지 않나 돌아봤으면 한다. 난 쌍꺼풀이 있으면 더 이상 쌍꺼풀 수술은 안 해준다. 한 번은 쌍꺼풀이 있는데도 꼭 수술을 하고 싶다기에 ‘지금도 너무 예쁘다’며 돌려보냈다. “성형외과 전문의한테 예쁘다는 말을 듣고는 애가 자신감을 가졌다’며 아빠라는 사람이 감사 전화를 해왔다. 그런 거다. 성형은 자기 만족이다.”



-수술을 하려는 환자에게 해줄 말이 있나.



 “성형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풍토가 좀 수그러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수술 전 최소 10명에게 의견을 물어보라. 그중 9명 이상이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때 진지하게 수술 여부를 고민하길 권한다. 성형외과 전문의도 그중 한 사람일 뿐이다. 그렇게 수술을 결정해도 100% 만족은 있을 수 없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김소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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