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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치않는 베스트셀러는 송혜교

중앙일보 2013.04.24 02:00 강남통신 4면 지면보기
시대를 대표하는 미인들. 1990년대 김희선에서 2000년대 김태희로 바뀌었다. 송혜교는 여성들이 꾸준히 닮고싶어 하는 대상으로 꼽힌다. 왼쪽부터 김희선.김태희.송혜교


성형수술이 폭발적으로 느는 사이 성형 트렌드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간략히 요약하면 성형 환자들이 닮기를 원한다며 들고 오는 사진의 주인공이 김희선에서 김태희, 그리고 뒤를 이어 최근엔 이민정과 여성 아이돌 그룹 카라의 구하라 등으로 넘어갔다.

성형 변천사



김진형 다우성형외과 원장은 “1990년대 말 대세는 단연 김희선”이라며 “김희선처럼 크고 시원한 눈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민구 압구정서울성형외과 원장도 “10여 년 전에는 눈·코 위주로 확실하게 티 나는 성형을 선호했다”며 “예컨대 눈은 쌍꺼풀 라인이 확실하고, 코는 오뚝하게 높였다”고 말했다.



 이세환 그랜드성형외과 원장은 “시대별로 달라진 미인형은 턱선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선처럼 턱 끝 라인이 살짝 동그란 달걀형 얼굴이 각광받다가 김태희의 등장으로 트렌드가 확 바뀌었다. 바로 뾰족한 턱이 특징인 V라인 열풍이다.



 윤지영 라메르 피부과 원장은 “2000년대 초반 드라마 ‘천국의 계단’으로 대세가 김희선에서 김태희로 넘어가면서 성형업계에도 변화가 생겼다”며 “김태희는 마치 서양인처럼 타고난 입체적인 얼굴인데 사람들이 이런 얼굴을 원하면서 양악수술이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전용훈 탑클래스 성형외과 대표원장도 “잠시 극단적인 V라인이 유행했지만 지금은 더 자연스러운 얼굴을 원한다”고 말했다.



 양악수술 열풍에 대해서는 성형외과 의사 대부분이 신중한 반응이었다. 윤 원장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하면 얼굴이 할머니처럼 된다”고 했고, 김진형 원장도 “일부 병원에서 연예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5년 전부터 크게 유행하고 있지만 잘못하면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수술”이라고 말했다.



 성형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최근 성형 흐름이 또 바뀌었다. 칼을 대지 않는 비절개 수술, 이른바 프티 성형이다. 전체 성형수술의 절반 이상이 비절개 수술이다.



 민낯으로 외출하고 싶어 하는 여성이 늘면서 미백효과가 있는 이른바 백옥주사 등도 인기다. 수술과 시술은 여러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중 하나가 공개 여부다. 워낙 변화가 큰 탓이기도 하겠지만 차라리 성형수술 사실은 얘기해도 시술은 감추는 경향이 있다. 윤 원장은 “얼굴 예뻐졌다는 칭찬에 ‘화장품 바꿨다’고 답하는 지인이 있다면 아마 열에 아홉은 주사 효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선호하는 미인형이 또다시 달라졌다.



 이세환 원장은 “눈·코·입 등 이목구비만 예쁘면 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조화나 어려 보이는 얼굴이 미의 조건이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유행을 타는 성형업계에서도 변치 않는 미인형이 있다. 바로 송혜교다. 김진형 원장은 “10여 년 전부터 꾸준한 베스트셀러는 송혜교”라며 “눈·코·입 모두 인기인데 특히 코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코만 따로 놓고 보면 한가인과 민효린도 꾸준히 인기가 높다고 한다.



 성형 안 한 당신도 아름다워요



 
자, 이쯤 되면 꼭 묻고 넘어가야 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지금 젊은 여성들이 집착하는 것처럼 정말 성형이 필수인가, 하는 점이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도브의 캠페인 광고(real beauty sketches)가 간접적인 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동영상엔 “여성에게 자신의 미모에 대한 가장 가혹한 비판자는 바로 여성 자신, 전 세계 여성 4%만이 스스로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도브는 이런 전제를 깔고 법의학 조합 예술가(forensic composite artist)를 동원해 재미있는 실험을 한다. 이 사람은 여러 여성의 얼굴을 한 명씩 그린다. 직접 보지 않고 그저 그 여성이 스스로 묘사하는 말을 듣고 그린다. 그 다음 그 여성을 아는 인물들로부터 묘사를 듣고는 똑같은 방식으로 그린다.



 그렇게 한 여성의 얼굴을 그린 두 장의 그림. 닮았지만 완전히 다른 두 여성이다. 결과는 상상 그대로다. 본인 설명을 듣고 그린 그림은 진짜 그 사람보다 훨씬 못난 얼굴이다. 남이 묘사한 그림이 실물과 훨씬 닮았다.



 도브는 동영상의 마지막을 다음과 같은 멘트로 마무리한다. “당신은 당신 생각보다 훨씬 아름답다(you a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



안혜리·김소엽·송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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