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30분 돌면 볼 게 없어요, 동강생태관광

중앙일보 2013.04.24 00:59 종합 16면 지면보기
21일 낮 강원도 영월 동강생태정보센터를 찾은 관광객이 전시실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동강생태정보센터는 시설이 빈약해 관광객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21일 낮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삼옥리 동강 옆 동강생태정보센터. 일요일이었지만 이따금씩 가족 단위 관광객이 찾았을 뿐 한가했다. 2000원(어른 기준)의 입장료를 낸 관광객은 동강의 동식물과 동굴 등을 소개하는 전시물을 둘러본 후 3D(입체) 가상체험관에 들러 래프팅을 체험했다. 6분 정도의 래프팅 체험을 끝낸 이들은 정보센터 밖으로 나와 주변을 잠깐 살펴본 후 이내 자리를 떴다. 이들이 정보센터를 구경한 시간은 30분 남짓에 불과했다. 임윤수(37·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씨는 “겉모습은 그럴듯한데 안은 너무 빈약하다”고 말했다. 이날 정보센터를 찾은 관광객은 129명이었다.

312억 쓴 정보센터·체험장 …
빈약한 시설과 프로그램
관객, 예상치의 10% 불과
입장수입으론 운영비 못 뽑아



 동강 유역 생태관광시설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시설이 빈약해 찾는 관광객이 적어 운영비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동강생태관광시설은 2000년 동강댐 건설이 백지화되고, 2002년 동강 주변이 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주민 생활이 제한받게 되자 생태관광 활성화를 통한 소득 향상 방안으로 조성됐다. 시설은 동강을 따라 정선군에 2개, 평창군과 영월군에 각각 1개소씩 조성됐다.



2009년 7월 평창의 평창동강민물고기생태관을 시작으로 2010년 8월 동강생태정보센터, 2012년 6월 정선 동강생태체험학습장이 차례로 문을 열었다. 정선 동강전망자연휴양림은 5월 문을 연다. 이들 시설을 만드는 데 쓴 비용은 46억원(동강생태체험학습장)부터 106억원(동강생태정보센터)으로 모두 312억이 들었다.



 수도권과 비교적 교통여건이 좋은 동강생태정보센터는 2011년 1만7441명에 이어 2012년 1만7529명이 찾았다. 입장수입은 각각 1550만2000원과 1840만1000원이다. 올해는 2309명이 다녀갔다. 영월군 김영기 주무관은 “연간 12만 명 정도의 탐방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훨씬 못 미치고 있다”며 “주변 시설을 보강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탐방객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영월군은 동강생태정보센터 뒤에 2014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90억원을 더 들여 곤충산업육성지원센터를 짓고 있다.



 사정은 평창동강민물고기생태관도 비슷하다. 2009년 개관하면서 무료일 때 2만1809명이던 입장객이 입장료를 징수한 2010년 1만5134명, 2011년 1만4721명, 2012년 1만4063명으로 해마다 조금씩 줄고 있다. 입장수입은 해마다 1600만원대로 올해 이곳 예산 1억3000만원의 12%에 불과하다. 무료로 운영해 입장객을 집계하지 않은 정선 동강생태체험학습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동강생태관광시설이 이같이 관광객에게 외면받는 것은 내부 시설이 어린이·청소년 대상인 데다 빈약하고 흥미를 끌 만한 프로그램도 운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강생태정보센터는 동강의 이모저모를 사진 패널 등 단순하게 전시했다. 물속 탐험 코너는 작은 수조에 쏘가리와 잉어 몇 마리가 있을 뿐이다. 체험시설은 물고기 탁본과 래프팅이다. 21일 센터를 찾은 정현진(10·정선 사북초 3년)양은 “너무 시시하고 재미없다”고 말했다. 2009년 말 건물이 조성되고도 내부 시설을 하지 못해 2년 넘게 문을 열지 못했던 생태체험학습장도 사진 패널과 플라스틱 조형물 등으로 동강을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정선군은 당초 이곳을 유료로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시설이 미흡해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어름치 등 40여 종 2500여 마리의 살아있는 민물고기가 전시된 평창동강민물고기생태관은 그나마 대상이 청소년으로 확대됐지만 체험시설은 조잡한 뗏목타기와 물고기 탁본이 전부다. 주민 최인규(52·정선군 신동읍 덕천리)씨는 “많은 돈을 들여 만들었는데 관광 활성화 등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찬호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