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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택 60%, 신혼부부·대학생 우선 공급

중앙일보 2013.04.24 00:40 경제 1면 지면보기
철도 선로 주변 등에 건설되는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은 주거·상업시설과 공원·문화공간이 혼합된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행복주택의 예상 조감도. [국토교통부]


지난해 9월 23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브리핑실.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수십 명의 기자들 앞에 섰다. ‘집 걱정 없는 세상’이란 제목으로 주거복지 관련 대선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국토부 추진방안 보고
철로 위 대신 주변 부지 활용
상가·호텔 등 복합 개발키로
반값 임대료 공약은 후퇴
연내 수도권에 6~8곳 선정



 박 대통령은 핵심 공약으로 ‘행복주택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는 “저렴하면서 질 좋은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높은 토지매입비”라며 “이 문제를 철도부지 상부에 인공대지를 조성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소재 행복아파트는 주변 임대료의 3분의 1 수준, 수도권 행복아파트는 2분의 1 수준, 행복기숙사는 사립대 기숙사비의 3분의 1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며 “약속을 반드시 지켜 국민 누구나 주거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는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에게 행복주택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보고했다. 행복주택 공약 발표 후 꼭 7개월 만이다. 하지만 ‘반값 내지 3분의 1 수준의 임대료’라는 약속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대신 서 장관은 “합리적 수준에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값 이하 임대료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대선 공약에서 달라진 부분은 더 있다. 이명섭 국토부 공공택지기획과장은 “전철이 다니는 선로 위 주택 건설은 최소화하겠다”며 “선로 인근이나 그 주변에 있는 유휴부지를 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공약대로 철도부지 위쪽에 덮개를 씌워 인공대지를 만들면 진동·소음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런 식이라면 전철(철도)역과 가깝다는 점을 제외하고 국·공유지를 활용한 기존 공공 임대주택과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 자연히 임대료도 기존 공공 임대주택과 비슷해진다.



 국토부가 마련한 대안은 ‘젊은 층 위주의 주거단지’와 ‘상업시설을 포함한 복합개발’이다. 이 과장은 “행복주택을 젊고 활력이 넘치는 주거타운으로 만들기 위해 공급물량 중 60%를 신혼부부·사회초년생·대학생 등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공약과 달리 노인은 우선 공급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행복주택에 입주를 원하는 노인들은 나머지 40%의 공급 물량을 놓고 사회적 약자 등 다른 입주 희망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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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는 아예 신혼부부나 대학생만 모여 사는 특화단지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같은 신혼부부라면 임신부가 있을 때, 대학생이라면 복학생에게 입주 우선권을 줄 계획이다. 예술인이나 자격증을 보유한 기능인이 재능기부를 약속하면 입주 우선권을 주거나 임대료를 깎아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복합개발은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최소화하면서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대부분의 임대주택 건설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지역주민들의 반발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행복주택 성공을 위한 토론회’에서 “임대주택 밀집에 따른 지역 슬럼화, 지역주민들의 민원 발생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쟁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상가와 업무시설을 전철역과 가까운 곳에 전진 배치하고 임대주택 단지는 뒤쪽으로 물리는 공간계획을 제시했다.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중저가 비즈니스 호텔의 건설도 장려하기로 했다.



 행복주택 단지가 어디에 들어설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올해 안에 수도권 6~8곳의 시범지구를 선정한 뒤 1만 가구의 행복주택 건설(인허가 기준)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내부적으로는 대선 공약과 달리 올해 안에 1만 가구의 착공까지 진도를 나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임기 5년 안에 20만 가구(인허가 기준)의 행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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