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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나는 왜 이렇게 못생긴 걸까?

중앙일보 2013.04.24 00:28 종합 35면 지면보기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You a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당신은 당신의 생각보다 더 아름답다).’



 최근에 본 ‘여성들의 외모에 관한 실험’ 동영상의 말미에 나온 말이다. 미용용품 회사 도브의 실험인데, 내용은 이렇다. 몽타주 전문가가 장막을 사이에 두고 여성들이 자신의 외모를 설명하는 대로 그린다. 다음엔 제3자가 설명하는 그녀의 외모를 들으며 또 한 장을 그린다. 이렇게 여성마다 두 개의 몽타주가 완성된다. 그런데 두 그림에선 놀라운 차이가 나타난다. 본인 설명의 그림보다 타인이 묘사한 그림 속의 여성이 훨씬 아름답고 편안하다.



 도브 측은 이와 함께 자신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4%밖에 안 된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한 구직 사이트에서 대학생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91%가 ‘외모 콤플렉스가 있다’고 답했다. 외모 콤플렉스는 요즘 유행병인 듯하다. 비현실적인 미모의 연예인들도 TV에서 외모 콤플렉스를 하소연하고, 앤젤리나 졸리까지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전신성형을 고민한다니 말이다. 도대체 왜 그럴까 이유를 생각해 봤다.



 하나, 요즘 너무 아름다운 사람이 많아서. 몇 년 전 한 행사에서 배우 황신혜씨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적이 있다. 행사가 끝난 후 나는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가 무심코 거울을 보곤 ‘어머낫!’ 하며 화들짝 놀랐다. 거울엔 부풀어오른 찐빵 같은 얼굴이 있었다. 이목구비로 꽉 찬 그녀의 얼굴에 익숙해진 내 눈에 무방비 상태로 들어온 내 얼굴은 한마디로 ‘찐빵 같은 여백’ 그 자체였다. 그때 생각했다. ‘과도한 미모는 타인에게 좌절감을 준다’고. 그런데 요즘 눈부신 미모의 연예인들이 성형수술까지 해가며 더 아름다워지면서도 외모 콤플렉스까지 토로하니 우리 같은 범인(凡人)들이 예쁜 척했다가는 뭇매 맞기 십상이다. 외모에 과하게 투자하는 환경이 오히려 외모에 대한 범사회적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건 아닐까.



 또 하나, 타인의 눈을 의식하는 심리 때문에. 동영상을 보며 나는 다른 걸 발견했다. 두 그림 중 실물과 비슷한 건 본인이 설명한 그림이었다. 그 그림에선 주름·기미·다크서클에다 그들의 고단한 삶까지 언뜻 엿보였다. 한데 제3자의 그림은 윤곽만 비슷할 뿐 디테일이 빠져 있다. 그러니 아무 생각 없이 편해 보일밖에. 그림의 주인공들은 제3자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행복해 보인다”며 감동했다. 그들도 실은 그런 표정으로 살고 싶었을 테지만 힘겨운 현실이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을 터다. 달리 말하면 이렇게 남의 눈은 무책임한데 사람들은 그 영향을 받는다는 거다. 그러니 남에게 이러쿵저러쿵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그는 내 생각보다 더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데….



글=양선희 논설위원

사진=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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