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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 리베이트’ 첫 처벌될지 관심

중앙일보 2013.04.23 03:00 종합 13면 지면보기
대형 대학병원들이 도매상을 통해 기부금 형식으로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의혹을 받아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직영 도매상을 차리거나 이사장 등 대학·병원 관계자와 특수관계인 도매상을 통해 의약품을 납품받으면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기부금을 챙겨 왔다. 이런 도매상들이 해당 병원 약의 90% 이상을 담당했다. 형식적으로는 기부금이었지만 실제로는 리베이트와 다름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학병원 6곳 불법관행 수사
특수관계 약 도매상이 90% 납품
병원 대형화 경쟁으로 자금 필요
쌍벌제로 주춤하던 비리 또 기승

 이런 관행에 제동을 건 곳은 감사원과 국회였다. 2009년 민주당 의원이 “8개 대형병원이 학교 이사장이나 법인 명의로 설립한 약품 도매상으로부터 약품을 공급받으면서 기부금 형식으로 신종 리베이트를 챙기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리베이트를 주는 쪽만 처벌했고 받는 쪽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도매상들의 기부금을 신종 리베이트로 규정한다 해도 처벌할 방법이 없었다.



 2010년 11월 쌍벌제가 시행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리베이트를 준 측뿐만 아니라 받은 측도 처벌받게 됐다. 연간 2조원(공정거래위원회 추산)에 달하는 검은돈을 줄여보자는 게 도입 취지다. 쌍벌제가 시행되면서 이번에 6개 병원의 기부금 방식 리베이트 의혹도 당국의 심판을 받게 됐다. 만약 검찰이 기소하게 되면 기부금 리베이트가 처음으로 처벌받는 케이스가 된다. 대형병원들은 수익률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줄고, 시설 확장에 자금이 필요해 이 같은 관행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쌍벌제 이후 리베이트가 다소 줄어드는 듯하다가 최근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정부 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은 동아제약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구모(43)씨 등 병원 관계자 19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105명에게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또 지난해 7월 의료기기를 거래하면서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혐의(의료기기법 및 의료법 위반)로 의료기기 구매대행업체 케어캠프 대표 이모(60)씨, 이지메디컴 영업본부장 진모(41)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경희의료원 최모(55) 행정지원실장과 강북삼성병원 신모(59) 행정부원장 등 대형병원 관계자 9명도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를 리베이트로 인정할지 법원 판단이 일부 엇갈린다. 법원은 진씨 등 관련자 8명에게 1, 2심에서 잇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이달 초 “피고인들이 돈을 직접 받지 않고 의료기관에 돈이 제공된 만큼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지메디컴 건의 경우 돈은 병원이 챙겼는데 돈이 거쳐간 임원을 기소하면서 무죄가 된 듯하다”며 “이번 6개 병원 건은 경우가 다르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또 대형병원들이 직영 도매상을 운영하면서 리베이트를 챙기자 지난해 7월 약사법을 바꿨다. 도매상·제약사와 의료기관 개설자가 특수관계에 있을 경우 거래를 못 하게 한 것이다. 이번 6개 대형병원에 기부금 리베이트를 제공한 도매상들이 이런 관계에 있으면 약사법 위반 혐의로 처벌이 추가된다.



신성식 선임기자,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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